KB·미래·메리츠 등에 이어 NH도 합류…중앙회 영향력에도 관심 쏠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12년간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던 NH투자증권이 각자대표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하기로 한 것에 대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증시 활황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 등 회사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업무 복잡성도 심화되면서 각 증권사들이 전문성 위주의 각자대표 체제를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12년간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던 NH투자증권이 각자대표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하기로 한 것에 대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NH투자증권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 측은 지난 2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각자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의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운영체제 개편에 대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 이후 기업 규모가 커지고 사업구조가 다변화됨에 따라 제반 상황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최고 경영 구조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각자대표 체제는 최근 들어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 점점 그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KB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2인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각자 분야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중소형사 중에서도 다올투자증권,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각 회사에서 2인의 CEO들은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등 사업부문별 전문경영 구조를 운영한다.

최근 국내 증시가 전례가 없는 상승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증권사들의 위상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오랫동안 은행에 비해 존재감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투자의 중심이 주식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일반 투자자들과 일선 증권사들의 심리적 거리감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대형 증권사들이 IMA와 발행어음사업에 뛰어들면서 은행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시장의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표변하고 있어 각자대표 체제를 통해 사안별로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증권사들의 판단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각자대표 체제가 조직 내부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과도기적 방식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현재 각자대표 체제를 택하고 있는 회사들의 상당수는 기존 증권사들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거나, 혹은 금융지주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경우에 속한다. KB증권의 경우 현대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고, 미래에셋증권도 대우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성장했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 산하의 회사이며, 이번에 각자대표 방식을 선택한 NH투자증권 역시 농협금융지주를 모회사로, 농협중앙회를 대주주로 두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결정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있지 않았느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윤병운 사장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낸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추가되는 1인의 CEO 자리에는 어떻게든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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