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과감한 손절’ vs LG ‘뼛속까지 혁신’…생존 방정식은 '고강도 쇄신'
수정 2026-05-11 11:06:17
입력 2026-05-11 11:06:18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삼성전자, 중국 생산거점 철수 등 효율화 가속…판도 변화
류재철 LG전자 사장 “문제 드러내고 Q·C·D 경쟁력 재건”
류재철 LG전자 사장 “문제 드러내고 Q·C·D 경쟁력 재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으로 가전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가전 양대 산맥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서로 다른 방식의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는 비효율 자산을 정리하고 AI 가전(AX)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속화하는 한편, LG전자는 내부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기초 체력’을 강화시킨다는 방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양호한 편이지만, 메모리 칩 대란과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원가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저가 제품으로 이들 양 사를 위협하고 있어 대응 방안 마련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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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으로 가전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가전 양대 산맥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서로 다른 방식의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진=미디어펜 | ||
◆ 1분기 ‘깜짝 반등’ 성공… 통상·중국·수요 변화 등 ‘3대 악재’는 여전
다행인 점은 양사는 올해 1분기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가전 업계를 짓눌렀던 적자의 늪을 벗어내며 저력을 과시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보편 관세 도입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통상·물류 리스크가 상시화 됐다는 점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널뛰는 해상 운임은 원가 부담을 급증시켜 제품을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가전의 추격도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은 이제 ‘가성비’를 넘어 미니 LED 등 프리미엄 TV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 특히 로봇청소기 등 신가전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변화했다. 가전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교체 주기가 길어졌고, 소비자들이 개인의 가치관에 맞는 제품에만 지갑을 여는 ‘질적 전환’이 일어나며 기존의 단순 기기 판매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양사는 본질에 집중하며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 삼성전자, ‘인적·물적 구조조정’ 통한 수익 구조 근본적 개선
삼성전자는 체질 개선을 위해 보다 과감한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중국 내 생산 거점을 철수하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등의 행보는 인건비 상승과 현지 경쟁 심화에 따른 ‘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비효율적인 한계 사업이나 생산 라인은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AI 가전 = 삼성’이라는 공식을 각인시키기 위해 AX 기술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전제품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확장하고,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행보는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되, 미래 성장 동력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투트랙’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중국 등 저효율 생산 거점은 과감히 정리하면서도, 인도나 베트남 등 신흥 성장 시장과 북미·유럽 등 핵심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AI 가전과 빌트인 시장처럼 이익률이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다.
◆ LG전자, ‘리인벤트 2.0’ 선언… 일하는 방식부터 뼛속까지 혁신
LG전자도 보다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최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취임 후 첫 전체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새로운 일하는 방식인 ‘리인벤트(REINVENT) 2.0’을 발표했다.
류 사장이 던진 핵심 키워드는 ‘문제 드러내기’와 ‘이기는 실행’이다. 이는 문제를 숨기지 않고 공론화해 개선의 기회로 삼고,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속도와 효율을 갖추자는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특히 류 사장은 가전 사업의 기본기인 ‘Q·C·D(품질·비용·납기)’ 경쟁력 재건을 주문했다. 가전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제품 리더십을 강화하고, AX(AI 전환)를 통해 제조 공정의 속도를 높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류 사장은 ‘매일 1%의 진보’를 통한 조직의 내재적 변화를 강조했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구성원 개개인이 고객 경험의 관점에서 문제를 재정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속도를 경쟁사보다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LG전자가 강점을 가진 가전 구독 서비스와 같은 무형의 서비스 비즈니스를 강화해 제품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스마트 홈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지금부터가 진짜 승부처”라며 “결국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누가 더 빠르게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원가 구조를 혁신하느냐에 따라 연간 성적표가 갈릴 것”이라고 제언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