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년 역사 도시에 번진 한류, 불가리아 '코리아 데이'
수정 2026-05-27 20:28:31
입력 2026-05-27 19:54:36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IYF 소피아 지부, 플로브디프서 개최…시민 600명 몰려 대성황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유럽에서 가장 오랜 숨결을 간직한 고도(古都) 불가리아 플로브디프가 대한민국 K-콘텐츠의 푸른 매력으로 깊게 물들었다. 수도 소피아에 집중되어 있던 한류의 불꽃이 불가리아 전역의 지방 도시로 거세게 번져나가는 모양새다.
국제청소년연합(IYF) 불가리아 소피아 지부(지부장 김동혁)는 지난 5월 9일 불가리아 제2의 도시이자 무려 6000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도시 플로브디프의 스트로이텔 스포츠홀에서 ‘코리아 데이(Korea Day)’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근 불가리아 전역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갈증이 심화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는 현지 시민 6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행사장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플로브디프 시민뿐만 아니라 불가리아 내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주요 거점인 부르가스 주에서도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원정을 오는 등 발디딜 틈 없는 대성황을 기록하며 현지의 뜨거운 K-열풍을 고스란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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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 데이'에 참석한 불가리아 청소년들이 K-POP 댄스를 추고 있다. /사진=국제청소년연합 제공 | ||
이번 행사는 플로브디프의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모든 연령대의 시민들이 한국 문화의 정수를 오감으로 체험하고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풍성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현지 청소년들로 구성된 도브라 노비나(Dobra Novina) 팀의 생동감 넘치고 밝은 건전 댄스 공연이 화려하게 포문을 열며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어 한국의 전통 놀이를 직접 즐길 수 있는 체험존, 한복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복식존, 그리고 한국의 한강의 기적과 성장의 역사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낸 마인드 강연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지며 현지인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특히 이날 현장을 찾은 불가리아 관람객들은 한국전쟁이라는 참혹한 폐허 속에서 불과 수십 년 만에 세계적인 경제·문화 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드라마틱한 성장 배경과 그 역사를 다룬 마인드 강연에 깊은 주목을 보였다.
강사로 나선 이요성 IYF 알바니아 지부장은 ‘관점의 변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연단에 올랐다. 이 지부장은 한국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발전 과정을 생생하게 소개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한국 기업들의 도전 정신과 유공자들의 희생, 그리고 온 국민이 하나 되었던 새마을운동 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변화할 수 있었던 본질적인 핵심 요인으로 '할 수 없다'를 '할 수 있다'로 바꾼 '관점의 변화'를 제시하며, 개인의 작은 생각 변화가 어떻게 사회와 국가의 위대한 기적을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 객석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문화 체험 부스의 열기 역시 상상 이상으로 뜨거웠다. 넷플릭스 등 K-콘텐츠를 통해서만 접했던 딱지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한국의 정겨운 전통 놀이들이 부스 곳곳에서 진행되자 현지 시민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연신 환호성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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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데이 부스에서는 한글, 서예 등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불가리아 시민들로 북적였다. /사진=국제청소년연합 제공 | ||
한편에서는 낯선 한국어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현지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한국어 이름을 정성스럽게 서예로 적어주는 프로그램과 고유의 선과 색이 살아있는 한복을 직접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해 즉석에서 제작해 주는 특별 이벤트가 운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시민들은 각 부스를 꼼꼼히 둘러보며 대한민국의 고유한 언어와 놀이, 복식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했다.
이번 행사를 향한 현지의 찬사와 감동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코리아 데이가 열린 스트로이텔 스포츠홀의 슬라보(Slavo) 대표는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스포츠홀을 운영해 왔지만, 인종과 세대를 넘어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마음으로 환하게 웃고 즐거워하는 에너지는 생전 처음 본다”라며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행복을 선물해 준 IYF 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경의를 표했다.
행사를 함께 준비한 현지 자원봉사자 테오도라 디미트로바(Teodora Dimitrova) 씨는 “큰 행사를 앞두고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무척 긴장되고 떨렸는데, 막상 문이 열리고 시민들의 너무나 밝은 표정과 따뜻한 반응을 마주하는 순간 걱정이 커다란 감사함과 감동으로 바뀌었다”라며 “국경을 넘어 모두가 하나 되어 행사를 만들어가는 행복을 느꼈고, 인생에서 가장 오래 기억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불가리아에 파견된 지 고작 3주 만에 대형 프로젝트를 마주했던 천지은 IYF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 또한 “짧은 준비 기간 탓에 심리적인 부담감도 컸지만, 한국문화 속에서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현지인들을 보며 힘든 과정이 모두 보람과 확신으로 치유됐다. K-컬처가 전 세계 사람들과 얼마나 자연스럽고 깊게 연결될 수 있는지 온몸으로 느낀 소중한 경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동혁 IYF 소피아 지부장은 “이번 플로브디프 행사를 통해 수도권뿐만 아니라 불가리아 지방 도시 시민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타오르는 열정과 깊은 호응을 다시 한번 눈으로 확증했다”라며 “현재 불가리아 내 또 다른 여러 지방 자치단체와 도시들로부터 코리아 데이를 개최해 달라는 공식 요청이 줄을 잇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각 지역을 순회하며 대한민국을 알리는 문화 교류 행사를 지속해서 확대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