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경쟁자가 아니고 동반자다
대통령은 국민에게는 무한한 애정을 보이면서도 언론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적대적이거나 냉소적이기 쉽다.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과 내내 불편한 관계였다. 일반적으로 노 대통령은 진보 언론과는 사이가 좋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는 언론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관은 언론에 눈길을 주지 않는 ‘무관심형’이었지 않나 생각된다. 처음엔 언론과 가까이 하려고 했는데, 촛불시위 이후로 위축된 나머지 ‘소신대로 밀고 가자. 역사로부터 평가 받자’고 마음 먹은 듯했다.
어찌 보면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가지는 건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 위에 서 있듯이 언론 또한 국민의 전부 혹은 일부의 지지로 존재하기 때문에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갖고 있는 이유는 기사가 자신의 의견과 다르고, 기사의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품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기사가 같아 주기를 기대하고 기사 수준도 높을 거라고 상정하는 건 그 자체가 환상이다. 이런 생각은 국회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인, 학자들, 일반 지식인들도 비슷한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 기사의 수준과 국민과 지식인, 지도자의 수준보다 결코 더 높을 수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 대체로 고개를 끄덕인다.
기자는 고매한 학자처럼 스스로 수준을 높여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전달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직업이다. 기자들 중에게 주제 넘게 건방을 떠는 이들이 없진 않지만 본업은 되도록 객관적으로 남의 말을 전해주는 것이므로 기사가 일반적 지식인의 수준보다 더 높을 수가 없고 사실 객관적이기만 해도 다행이다.
기자가 보기에도 한국 언론들의 인수위 관심이 좀 ‘병적’이다. 그러나 이 유별난 관심은 우리 문화의 특징이기도 하고, 첫 여성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관심’ 표시일 수도 있다.
이전 정부와 다르게 소란 떨고 싶지 않다는 박 당선자의 뜻은 이해할 만하지만 혼자서 짐을 다 지겠다는 건 무리다. 언론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비판들을 기자 개인의 생각이라고 폄하하지 말고 일부 국민들의 마음을 전해준다고 생각하면 불편함을 참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봐서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서는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다.
박 당선자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고 싶다. 언론이야말로 국민의 지지로 먹고 산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은 5년 임기가 보장됐지만 언론은 시청률과 구독률을 통해 매일 승부를 걸고 있다. 공무원들은 ‘철밥통’이고 국회의원도 자치단체장도 4년의 임기는 보장돼 있다. 국민의 ‘지지’에 안달복달하기는 대통령은 국정의 마지막 총책임자란 면에서 언론은 그의 생존 메커니즘이란 면에서 같은 처지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싶다.
김용준 위원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기자로서는 그의 낙마가 여간 속상한 게 아니다. 장애인으로서 판사에 입문해 헌법재판소장까지 지낸 분이다. 국가는 그가 부의 증식이나 사적 이익에 외도하지 말고 오로지 판사로서 업무에 충실하도록 국록과 임기를 보장해주었건만 청문회 통과를 두려워할 만큼 흠결이 있었단 말인가. 가난한 시대를 관통했던 세대였다고 생각하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한때 ‘여성대통령-장애인 총리’로 국격이 한층 높아졌다는 기대를 가진 기자로서는 실망스런 마음 금치 못하고 있다.
김용준 위원장을 떠나 보내면서 누구보다도 박 당선자의 상처가 클 것으로 보인다. 당신이 믿었던 원로인데… 결국 이렇게 보면 그래도 대통령을 가장 괴롭히는 것도 언론이기도 하지만 그 입장을 가장 이해하는 곳도 언론이 아닐까. 박 당선자는 이번 총리 후보 인선의 실패를 계기로 언론의 쓴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여 줬으면 하는생각을 해본다. (끝)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관은 언론에 눈길을 주지 않는 ‘무관심형’이었지 않나 생각된다. 처음엔 언론과 가까이 하려고 했는데, 촛불시위 이후로 위축된 나머지 ‘소신대로 밀고 가자. 역사로부터 평가 받자’고 마음 먹은 듯했다.
어찌 보면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가지는 건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 위에 서 있듯이 언론 또한 국민의 전부 혹은 일부의 지지로 존재하기 때문에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갖고 있는 이유는 기사가 자신의 의견과 다르고, 기사의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품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기사가 같아 주기를 기대하고 기사 수준도 높을 거라고 상정하는 건 그 자체가 환상이다. 이런 생각은 국회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인, 학자들, 일반 지식인들도 비슷한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 기사의 수준과 국민과 지식인, 지도자의 수준보다 결코 더 높을 수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 대체로 고개를 끄덕인다.
기자는 고매한 학자처럼 스스로 수준을 높여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전달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직업이다. 기자들 중에게 주제 넘게 건방을 떠는 이들이 없진 않지만 본업은 되도록 객관적으로 남의 말을 전해주는 것이므로 기사가 일반적 지식인의 수준보다 더 높을 수가 없고 사실 객관적이기만 해도 다행이다.
기자가 보기에도 한국 언론들의 인수위 관심이 좀 ‘병적’이다. 그러나 이 유별난 관심은 우리 문화의 특징이기도 하고, 첫 여성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관심’ 표시일 수도 있다.
이전 정부와 다르게 소란 떨고 싶지 않다는 박 당선자의 뜻은 이해할 만하지만 혼자서 짐을 다 지겠다는 건 무리다. 언론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비판들을 기자 개인의 생각이라고 폄하하지 말고 일부 국민들의 마음을 전해준다고 생각하면 불편함을 참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봐서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서는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다.
박 당선자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고 싶다. 언론이야말로 국민의 지지로 먹고 산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은 5년 임기가 보장됐지만 언론은 시청률과 구독률을 통해 매일 승부를 걸고 있다. 공무원들은 ‘철밥통’이고 국회의원도 자치단체장도 4년의 임기는 보장돼 있다. 국민의 ‘지지’에 안달복달하기는 대통령은 국정의 마지막 총책임자란 면에서 언론은 그의 생존 메커니즘이란 면에서 같은 처지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싶다.
김용준 위원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기자로서는 그의 낙마가 여간 속상한 게 아니다. 장애인으로서 판사에 입문해 헌법재판소장까지 지낸 분이다. 국가는 그가 부의 증식이나 사적 이익에 외도하지 말고 오로지 판사로서 업무에 충실하도록 국록과 임기를 보장해주었건만 청문회 통과를 두려워할 만큼 흠결이 있었단 말인가. 가난한 시대를 관통했던 세대였다고 생각하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한때 ‘여성대통령-장애인 총리’로 국격이 한층 높아졌다는 기대를 가진 기자로서는 실망스런 마음 금치 못하고 있다.
김용준 위원장을 떠나 보내면서 누구보다도 박 당선자의 상처가 클 것으로 보인다. 당신이 믿었던 원로인데… 결국 이렇게 보면 그래도 대통령을 가장 괴롭히는 것도 언론이기도 하지만 그 입장을 가장 이해하는 곳도 언론이 아닐까. 박 당선자는 이번 총리 후보 인선의 실패를 계기로 언론의 쓴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여 줬으면 하는생각을 해본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