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정보 유출, 도쿄지점 비리 및 내부통제 미흡까지 일괄 제재 방침

임영록(59)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55) 국민은행장이 카드사 정보 유출과 도쿄지점 비리 건 등 최근 불거진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이달 말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또 금융당국은 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KB금융 내분에 따른 경영진의 내부통제 미흡까지 묶어서 징계할 방침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국민은행 관련 모든 금융사고를 심의해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해 최소 주의적 경고 이상의 징계를 내려 금융권에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계획이다.

   
▲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뉴시스

먼저 임 회장은 지난 1월 발생한 약5000만건의 국민카드 고객 정보 유출로 인한 징계를 받는다.

임 회장은 고객 정보가 대량 유출된 2013년 6월 KB금융지주 사장으로 고객정보관리인이였고 국민카드 분사 추진도 총괄했기 때문에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2월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 카드 사태와 관련해 지주사의 고객정보관리인도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징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행장은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실대출 사건으로 제재를 받는다.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부실이 불거진 기간에 리스크 담당 부행장을 역임했다.

당시 국민은행 김모 도쿄지점장 등은 2007년 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조작하거나 담보 가치를 부풀려 잡는 등의 수법으로 62차례에 걸쳐 122억5200만엔(한화 약 1467억원)의 대출을 부당하게 내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4000억원대 불법 대출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된 이모 지점장 등을 합치면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불법대출 액수는 411억엔(5448억원)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수사를 받던 도쿄지점 직원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관련자 모두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 이건호 국민은행장/뉴시스

또 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임 회장과 이 행장 측이 내홍을 겪으며 KB금융의 내부통제에 허점이 노출된 점도 금융당국은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금감원은 지난 5월 말부터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에 들어갔으며 5일 특검을 마무리 지었다.

금감원은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내부통제 미흡과 관련된 부분을 일괄 제재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재 결과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다만 카드 정보 유출과 도쿄지점 부당 대출 뿐만 아니라 전산교체 특검까지 모두 묶어 국민은행과 관련된 문제들은 이달 말에 일괄 제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중징계를 받는다면 KB금융과 국민은행의 경영구도에 지각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과거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받자 스스로 사임한 바 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도 2010년 카자흐스탄 BCC은행 투자 손실과 관련해 중징계가 예상되자 임기를 3개월 남기고 물러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경영진의 잘못이 있다면 일벌백계 차원의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