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추적 60분'이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 실태를 파헤쳤다.

29일 오후 방송된 KBS2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은 '아프거나 나쁘거나-조현병 범죄의 진실'을 주제로 조현병 환자 백씨의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달 8일 경북 영양군의 한 조용한 마을에서 40대 남성 백씨가 경찰관 2명을 흉기로 찔러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7년 전 환경미화원 폭행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백씨는 피해망상증에 시달리는 조현병 환자였다. 하지만 사건이 있기 약 한 달 전 정신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처방받은 약도 복용하지 않았다. 한적한 시골마을을 발칵 뒤집어놓은 살인사건, 과연 백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사진=KBS2 '추적 60분' 방송 캡처


사건 신고자 조중현(가명)씨는 '추적 60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백씨가) 평소에는 소리를 지르다 마는데 오늘은 왜 이러나 싶었다. 계속 소리가 나서 이상하다 싶었고, 백씨 집에 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조중현씨가 백씨의 집을 찾았을 때는 이미 사건이 벌어진 직후로, 당시 현장 상황은 매우 긴박했다. 조중현씨는 "경찰 한 명이 총을 겨누고 있었고, '경찰관이 칼에 찔려 쓰러져 있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손짓을 했다"고 회상했다.

백씨가 휘두른 칼에 목이 찔린 김 경감은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백씨는 왜 경찰에게 칼을 휘두른 걸까. '추적 60분'은 현장에 함께 있었던 백씨의 어머니도 만나봤다.


   
▲ 사진=KBS2 '추적 60분' 방송 캡처


백씨 어머니 정숙현(가명)씨는 "제가 죄인이다. 제가 잘못했다. 절 잡아가고 저놈은 살려달라"는 말을 반복하는 등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날 경찰에 출동을 요청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

그는 "아들이 제 목덜미를 잡고 아무 소리 안 하고 방으로 데려가더라. 끌고 들어가더니 '밖에 나쁜 사람이 와서 나를 잡으러 온다'며 가만히 있어야 된다고 했다"면서 "낮에 소리를 지르고 재떨이를 던지고 뭔가를 부수는데, 점점 갈수록 심해져서 점퍼를 덮어쓴 채 112를 눌렀다"고 털어놓았다.

병원 대신 교도소로 간 아들이 걱정된다는 백씨의 어머니. '추적 60분'은 극심한 망상에 시달리던 백씨에게 칼날은 누군가를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대변했다. 그러면서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관리와 재활을 위한 정부적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추적 60분'은 생활 속의 문제를 집중 추적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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