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단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동덕여자대학교 학생·교수협의회·대학노조가 설치한 컨테이너 박스가 교내에 수년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내 구성원의 요구에 동덕여대 측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불협화음’의 표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과 본관 앞에 자리 잡은 컨테이너 박스. 2011년 설치 후 3년 동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류용환 기자 fkxpfm@

1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를 찾아보니 정문을 지나자마자 학교 본관 앞에는 빈 컨테이너 박스가 자리잡고 있었다.

현재 이 컨테이너 박스 외부에는 ‘법인이 내야 할 28억 법정부당금을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총장과 이사장은 각성하라’ 등의 내용이 담긴 빛바랜 플랜카드가 내걸린 채 자리를 잡고 있다.

여대에서 보기 드문 컨테이너 박스가 동덕여대에 설치된 것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7월 동덕여대 학교법인 이사진 중 비리에 연루됐던 구재단의 측근 5명이 포함된 이사회를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승인하면서 당시 총학생회는 ‘구재단 복귀 반대’를 촉구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대학 측이 침묵으로 대응하자 같은해 12월 천막 농성장은 컨테이너 박스로 교체됐다.

이후 3년의 시간이 지났고 김영래 총장에 이어 김낙훈 총장 체제로 바뀐 상황에서도 여전히 동덕여대 측은 미온적인 태도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외면, 컨테이너 박스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동덕여대는 2003년 이사장과 총장이 교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상 초유의 수업 거부 투쟁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동덕여대 학생 6700여명은 수업을 거부하면서 유급사태를 겪었다.

이후 당시 재단 측 관계자가 대거 포함된 이사진이 구성된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동덕여대 구성원의 촉구에 대학 측은 외면했고 결국 학내에 자리잡은 컨테이너만이 그동안 불통의 상징물로 자리잡게 됐다.

이같이 학내 문제로 인해 컨테이너 박스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것에 동덕여대는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형신 동덕여대 홍보팀장은 “자세한 사항은 정확히 어떻다고 말 못한다. 학교가 어떻게 조치했는지 확인해봐야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동덕여대 동문인 이모씨(30·회사원)는 “학교가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예전에 보지도 못한 컨테이너가 학교 앞을 가리고 있는 거 같다. 대화 없는 학교의 행동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