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계약직 해고 5년만에 승소…법원 "계약 갱신 거절 무효"
한국방송공사(KBS)에서 해고됐던 계약직 근로자들이 5년 간 복직 소송을 벌인 끝에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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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뉴시스 | ||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와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KBS 계약직 직원이었던 이모씨 등이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며 KBS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용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기간제법이 시행됐다고 해서 근로자가 재계약을 기대할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직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무효라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과거 5년~10년 동안 근로계약을 계속 갱신하면서 근무했고 이들의 업무가 상시적·지속적 성질의 업무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규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의 계약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사측의 경영 합리화라는 목적 달성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이들에 대한 계약갱신 거절에 이르기까지 이를 회피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이나 공정한 기준에 따른 대상자 선정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와 함께 KBS 계약직 직원이었던 왕모씨가 KBS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왕씨를 포함한 연봉제 계약직 근로자들에게는 사측이 정한 근무성적평가 절차를 거쳐 기준 이상의 종합평점을 얻는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때에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왕씨에게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됐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일괄적인 계약 갱신 거절은 2009년 이전까지는 어떠한 계획도 발표된 바 없다가 기간제법 시행 이후 총 사용기간이 2년에 이르러 계약직 근로자의 처리 문제가 제기된 2009년 상반기에 급히 단행됐다"며 "기간제법 시행으로 계약직 근로자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각각 KBS 디지털뉴스팀, 스포츠취재제작팀, 창원방송국 보도팀, 컴퓨터 영상팀 등에서 기획·편집이나 그래픽 디자인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 갱신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2009년 7월~2010년 1월 회사를 나왔다.
이씨 등에 대해 1심은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 등을 충족했다. 이들에 대한 근로계약 해지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갱신 거절에 해당한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이들의 근무 기간, 업무 성격, 이들에 대한 근무평가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며 1심과 달리 원고 승소 판결했다.
왕씨에 대해서는 1·2심 모두 "KBS가 자회사를 설립해 업무를 이관한 것이 경영합리화의 필요성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기간제법 시행을 앞두고 연봉계약직 인력만 흡수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왕씨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