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용환 기자] 국군포로의 송환을 위한 국가가 기본적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 /자료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판사 홍동기)는 국가를 상대로 국군포로 고 한만택씨의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며 15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6·25전쟁이라는 국가적 위난의 시기에 국가의 존립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참전했다 포로의 신분이 된 국군포로를 송환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자 도리이며 인권의 회복"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방부와 외교통상부 소속 공무원들은 한씨의 송환에 있어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해 50년이 넘는 기간동안 유족이 염원했던 한씨의 귀환 등이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결국 어렵게 탈북한 한씨는 다시 북송돼 사망에 이르렀다"며 "공무원들의 불법행위의 중대성과 유족들이 한씨의 탈북 및 송환을 위한 과정에서 들인 노력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국가는 유족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국가가 중국으로 탈출한 한씨를 보호해 국내로 무사히 송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유족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은 만큼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당시 국방부 소속 공무원들이 지체 없이 외교통상부에 한씨의 국내 송환에 관한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고 외교통상부도 중국에 억류된 한씨의 석방과 관련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6·25 전쟁당시 북한군의 포로가 돼 끌려간 한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던 유족들은 2004년 11월 한씨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족들은 이에 당시 외교통상부와 국방부에 한씨가 안전하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요청했다. 한씨는 계획대로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지만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다시 강제북송됐다.

2009년 한씨가 북한에서 사망한 사실을 접한 유족들은 "외교부와 국방부가 탈출계획을 제대로 세우지도 않고 구출을 호소했음에도 무성의하게 대처했다"며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