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4일 각종 포털사이트 메인은 섹시스타 이태임이 도배하다시피 했다. 예원을 향한 욕설논란과 드라마 촬영 펑크로 인해 하루종일 그녀의 이름이 오르내렸고, 본인 인터뷰와 소속사의 공식 입장 발표에도 네티즌의 화는 쉽게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 이태임이 인터뷰에서 밝힌 상황과 공식입장을 자세히 보면 가장 중요한 허점이 드러난다. 사과보다는 변명이 앞서 감정적으로만 비쳐질 소지가 크다. 특히 그동안 ‘섹시스타’의 고충을 안고 살아왔다는 길고 긴 설명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캡처

인터뷰-“섹시스타로 주목받으면 마음대로 하는 장난감?”

이태임은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거짓말과 말도 안되는 내용들이 여기저기서 기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욕설 당시 상황도 바다에서 나와 샤워를 하고 나오니 예원이 “뭐”라고 반말을 했다며 “너무 화가 나서 참았던 화가 폭발해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고 말했다. 녹화 현장이 일절 상의없이 진행된 점도 ‘참고 참았던’ 점에 포함됐다.

“욕은 했지만, 그건 정말 잘못했지만 참고 참았던 것들이 폭발했다”는 말은 사과보다 자기변명에 가깝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달라는건 결코 이런 상황에 쓰는 용어가 아니다.

이후에 나온 내용도 변명 일색이다. 그녀는 드라마 촬영장에서도 힘든 일이 많았지만 참고 견디려 했다. 그런데 ‘찌라시’가 뭐길래 말도 안되는 말이 올라가 있고, 사람들이 그걸 그대로 믿더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람들은 섹시스타로 주목받은 여배우는 그냥 마음에 안 드는 것 같다. 마음대로 해도 되는 장난감인 것 같다”며 “모두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죽이려는 것 같다. 연예계를 떠날지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말 안에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이 가득 들어있다. 욕설은 잘못됐으나 원인 제공은 예원이 했고, 대중은 자신을 그냥 싫어해 비난한다는 것처럼 들린다. 사실과 비교하면 용서를 구하고 변명할 상대가 완전히 잘못됐다.

현 상황에서 이태임은 욕설에 의한 사과와 해명은 예원에게 해야 하고, 대중에게는 이해를 구하는 것이 옳다. 대중의 악플은 정신적 피해를 입히지만 ‘섹시스타’에게는 필수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강철의 멘탈 클라라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대중이 왜 본인에게 관심을 가져왔는지 잠깐만 되돌아 봐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 사진=MBN뉴스 캡처

공식입장-예원, 대중에 대한 사과 자체가 없네?

소속사의 공식입장은 한술 더 뜬다. 프로그램 녹화 불참에 대한 현재까지 상황을 말해준다더니 진짜 내용에는 ‘상황+입장+제작진에 대한 사과’만 들어있다. 현장 상황과 당사자인 예원에 대한 사과는 쏙 빠져있다.

공식입장에는 첫 머리부터 지난해 영화(황제를 위하여) 개봉 후 이태임의 출연작이 화제가 될 때마다 특정신체부위가 이슈가 되고, 수많은 악플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다고 적혀있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의 조기종영도 심적 상처를 깊게 만들었다고 호소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임은 방송에 대한 의지를 보였으나 특정 신체부위 언급 기사와 악플이 부각됐고, 가족과 친인척도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렸고 커디션 난조로 입원 치료가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즉 이태임이 선정적인 기사와 악플에 심신이 미약해진 상태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예원에 대한 욕설과는 전혀 상관없다. 말 그대로 감성어필에 가깝다. 평균적으로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쓰는 점에 착안하면 해당 보도자료는 사과문 보다는 변명을 위한 것에 가깝다. 이후 등장하는 “이태임씨 또한 자신의 행동에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라는 말 역시 위로해달라는 말을 사과로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에 등장하는건 가족, 그리고 제작진이다. 소속사는 “연예인이기 전에 한 가정의 딸이자 누나인 이태임이 이런 일로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가질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심적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제작진과 제작자, 스태프, 배우들께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끝까지 읽어봐도 실망한 팬과 대중, 그리고 직접적으로 욕설을 들은 예원에 대한 사과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격려와 응원’을 부탁했다. 결국 대중이 원하는 사건에 대한 진실도, 진심어린 사과도, 반성의 기미도 등장하지 않았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대중의 악의적인 비난으로 상처받아 입원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한 가정의 딸이자 누나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사고를 일으켰지만,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며 많이 힘들어 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 사진=SBS

이태임에 바라는건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얻는 것만큼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한 가정과 자신을 챙기기 전 돌아봐야 하는 것이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다. 경력이 많은 연예부 기자들은 연예인을 향해 ‘이미지로 부를 얻는 대신 사생활을 포기하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분식집에서 라면 하나를 시켜도 사진찍는 사람들 때문에 끝까지 다 먹지 못하고 나오는게 스타다. 한 톱스타는 술자리에서 이를 두고 “주는 만큼 받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태임은 데뷔 후 ‘섹시스타’라는 이미지로 자신을 각인시켰다. 특정부위에 대한 악플 때문에 상처받았다지만, 그 덕분에 무명에서 벗어났다. “악플보다 무서운건 무플”이라는 연예인들의 말을 벌써 잊어버린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을 못하는건 당연하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잖은가. 대중이 왜 본인에게 관심을 가졌고, 실망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늦지 않게 당사자에게 사과하고 대중에게 이해를 구하길 바란다. 그것만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연예계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