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CATL 1위
LG엔솔 탑재 GM,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 국내 출시
김필수 대림대 교수 "마케팅 전략 잘 짜야 CATL 이겨"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조금씩 완화되는 분위기 속에 일부 전기차 출고 대기 기간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새로운 전기차종을 대거 출시하고, 미국에서는 전기차 구매 시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법안 통과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K-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전시된 기아 전기 자동차 EV6 GT-LINE./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아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조8760억 원, 2조23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첫 전용 전기차 EV6의 본격적인 판매가 자리한 덕이라는 평가다. 기아의 2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78.9% 증가한 13만3000대였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 대비 97.9% 증가폭을 기록해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됐다. EV6의 큰 인기로 전기차 판매 비중은 국내(3.6%→9.9%)와 서유럽(9.7%→12.5%)에서 크게 확대됐다. 미국은 0.9%에서 5.5%로 뛰어오르며 6배로 커졌다.

현대자동차 역시 아이오닉5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힘 입어 2분기 자동차 매출 28조5040억 원, 영업이익 2조9798억 원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고를 보며 웃는 건 배터리 공급을 전담하는 SK온도 마찬가지다. 현재 기아는 EV6 등 인기 차종에 반도체를 집중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18개월이던 출고 기간도 14개월로 소폭 줄었다.

   
▲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사진=삼성SDI 제공

올해 상반기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BEV·PHEV·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3사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34.9% 대비 25.8%로 9.1%p 하락했다.

그럼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1월부터 6월 사이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총 사용량은 203.4GWh다. 이 중 1위는 중국 기업 CATL이 1위를 차지했고, BYD와 CALB가 각각 3위, 7위를 기록했다.

국내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29.2GWh로 2위에 올랐다. SK-On은 2.1배 급증한 13.2GWh, 삼성SDI는 50.6% 상승한 10.0GWh를 기록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배터리 공장을 건립키로 했다.

이와 관련, 스티븐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O) 대표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은 없지만 2025년까지 10개 차종을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도 지난 2월 볼트EV·EUV 출시 현장에서 "2025년까지 GM 브랜드 아래 전기차 10개 차종을 국내 시장에 내놓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삼성SDI는 BMW에 젠(Gen)5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따라 올해 하반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발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수익성이 높은 원통형 배터리 사업에 강점을 지녀 관련 시장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자동차 전지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점진적인 판가 인상과 함께 젠5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면서 매출이 약 30% 증가했고 수익성도 소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향 원형·중대형 전지 출하량 확대로 하반기 실적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정 연구원은 3분기 삼성SDI 매출과 영업이익을 5조3000억 원, 4960억 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친환경차 시장을 견인했던 유럽보다 미국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럽 내 전기차(BEV) 판매 실적은 지난 6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 자동차 시장 중 전기차(BEV+PHEV)는 약 7% 수준으로, 유럽(15%)·중국(23%) 대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이다.

전기차 구매 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긴 'BBB(Build Back Better)' 법안도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2023년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은 본격 성장 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 위협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 생산 대수에 비해 배터리 생산량이 달리게 될 것"이라며 "자국 물량에 의존하던 CATL이 안방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기술 격차도 줄어들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도 늘어나겠지만 마케팅 전략과 제작사 간 컨소시엄 등이 잘 버무려져야 CATL을 이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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