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 품에 안긴 후 두바이서 랜드마크 완공
고급 레지던스 크릭워터스, 치열한 입찰 끝에 수주
글로벌세아의 지원 아래 글로벌 시장 다각화 모색
쌍용건설이 '해외건설 명가'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과거 해외건설 시장 진출의 선봉장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아프리카 등 전세계 곳곳에 다양한 건축물들을 세운 쌍용건설이다. 외환위기 등으로 인해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세아'라는 새 주인을 만나 안정을 되찾은 지금, 다시 한번 해외에서 호평이 자자했던 기술력을 더 많이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과거의 영광부터 현재의 성과와 미래의 계획도 함께 들여다본다.[편집자주]

['해외건설 명가' 쌍용건설의 부활②]글로벌세아와 함께 세계로 '퀀텀점프'

외환위기 여파 등으로 위기를 겪은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 품에 안겼다. 글로벌세아를 만난 쌍용건설은 다시 한번 해외건설 명가다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 한복판에 랜드마크급 호텔을 준공하더니 올해는 2억 달러가 넘는 레지던스 공사 2건을 동시 수주했다. 글로벌세아의 지원으로 안정을 찾은 쌍용건설은 텃밭이던 동남아 중동을 넘어 북중미, 유럽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후 처음 준공한 두바이 특급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사진=쌍용건설

◆'글로벌세아' 품에 안긴 쌍용건설, 두바이서 랜드마크 선보여

2022년말 글로벌세아 그룹의 쌍용건설 인수는  글로벌세아는 세아상역을 중심으로 한 의류판매기업이다. 2018년 플랜트 EPC 전문기업인 STX플랜트(현 세아STX엔테크)를 인수한 바 있으나 건설이라는 낯선 분야에서 쌍용건설을 잘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을 받았다.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 품에 안기자자마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또 하나의 랜드마크를 선보였다. 지난해 2월말 특급호텔인 '아틀란티스 더 로열'을 준공한 것이다. 

2015년 12월 수주 당시 쌍용건설의 최대주주인 국부펀드인 두바이 투자청(ICD)이 발주한 해당 프로젝트는  두바이 팜 주메이라 인공섬에 44층 초특급 호텔 3개 동과 37층 최고급 레지던스 3개 동을 시공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총공사비만 12억5400만 달러에 달했다. 

설계에만 14개 국가 54개 컨설턴트가 참여한 아틀란티스 더 로열은 공사 난이도가 상당했다. 하늘에서 보면 'S'자로 휘어있으면서도 블록을 쌓아 올린 듯한 외관의 2개 건물을 80m 높이에서 '스카이브리지'로 건물을 연결해야 했다. 공동 시공을 맡은 벨기에의 베식스 관계자도 "163층으로 세계 최고층인 부르즈 칼리파보다 더 어려운 현장"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쌍용건설은 전부터 보여준 발군의 기술력을 발휘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건설 당시 사용한 고난도 공법을 동원해 문제없이 준공했다. 공사기간 코로나19 창궐이라는 초대형 악재도 쌍용건설의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아틀란티스 더 로열, 크릭 워터스로…"신화는 계속된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말 두바이에서 고급 레지던스 공사 2건을 동시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두바이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인 크릭 하버 지역에 레지던스 빌딩 '크릭 워터스(Creek Waters) 1'과 '크릭 워터스 2'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 쌍용건설이 올해 수주한 두바이 고급 레지던스 크릭 워터스 투시도./사진=쌍용건설

각각 지하 2층∼지상 52층 1개 동이며, 1은 450가구, 2는 455가구 규모로 공사비는 2억2300만 달러에 달한다. 발주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를 소유한 UAE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에마르다. 

쌍용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UAE 중국 등 총 7개 회사와 맞붙었다. 최종에서는 두바이 현지 대형 건설사 이노보, 중국 최대 국영 건설사 CSCEC와 치열한 경쟁 끝에 공사를 따냈다. 

에마르는 아틀란티스 더 로열 등 쌍용건설의 다양한 포트폴리오 및 시공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에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덕분에 수익성을 확보한 수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크릭 워터스는 또 다른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쌍용건설은 현재 에마르의 다양한 프로젝트 입찰에 초청을 받았다. 당장 프로젝트 1건에서 입찰 평가가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에마르가 올해는 지난해 대비 2배의 발주 물량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 발주되는 프로젝트 중 경쟁력 및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프로젝트를 선별해 수주하겠다"고 밝혔다. 

◆안정감 찾은 쌍용건설, '글로벌세아'와 호흡 맞춰 보폭 넓힌다

   
▲ 쌍용건설이 아이티에서 수주한 태양광사업 위치도. 글로벌세아의 중남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주에 성공했다./사진=쌍용건설

쌍용건설은 최근 2023년도 결산 결과 매출 1조4430억 원·당기순이익 359억 원·영업이익 318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코로나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같은 성과에는 글로벌세아의 뒷받침이 있었다. 안정감을 찾은 쌍용건설은 UAE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사업 확대를 모색 중이다. 동남아와 중동 뿐만 아니라 중남미 시장도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쌍용건설은 아이티 태양광사업을 성공적으로 수주한 바 있다. 글로벌세아 공장이 있는 아이티 카라콜 산업 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발전소(12MW) 및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10MWh)를 축구장 30개 규모(20만㎡)로 시공하고 5년간 운영하는 사업으로 사업규모는 5700만 달러다. 공사비는 미주 개발은행 차관으로 제공된다.

이는 글로벌세아가 보유한 중남미 네트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입찰 과정에서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로부터 현지 상황 및 협력 업체 정보, 입찰 관련 자료, 통역, 모기업 보증 등의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그룹사인 세아STX엔테크의 니카라과 태양광 설계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입찰 및 시공 계획서를 작성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티 태양광사업은 쌍용건설의 첫 중남미 진출이자 향후 글로벌세아가 진출한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중남미 지역 추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와 호흡을 맞춰 글로벌 건설시장 다각화에 힘을 쓸 계획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중남미 지역을 확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플랜트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발굴 등 다양한 사업 참여를 통해 해외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