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30분' 운남초 배치…대중교통 여건도 여의치 않아
사업주체 '통학버스 운영' 대안 제시했으나 2년 '한시적'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인천 중구 일대 들어서는 ‘영종 진아레히’가 왕복 약 1시간에 이르는 통학거리로 학부모 수요자로부터 외면받을 위기에 처했다. 통학여건 개선을 위해 통학버스 운영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이마저 2년 뒤면 끝나 수분양자 자녀들은 통학 시 먼 거리를 오가게 될 전망이다.

   
▲ 영종 진아레히 단지 주출입구부터 운남초등학교까지 예상 도보 소요시간./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 A23블록에 들어서는 영종 진아레히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4층, 7개 동, 전용면적 84㎡, 총 54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시행사는 한양영종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시공사는 진아건설, 리채, 아이리스건설이다.

단지는 왕복 1시간여에 이르는 초등학교 통학거리가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된다.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영종 진아레히에 입주하는 초등학생은 운남초등학교에 배치될 예정이다.

영종 진아레히 주출입구에서 운남초까지는 도보로 약 1.5㎞ 떨어져 성인 남성 걸음 기준 24분 가량 소요된다. 특히 단지 뒤쪽 백운산 둘레길을 따라 이동해야 하는데 길 주변이 휑하고 좁으며, 차도도 인도와 바짝 붙어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하는 것도 쉽지 않다. 현재 대중교통 여건 기준으로는 단지 입구 기준 약 270m 거리인 영종중학교 앞 정류장까지 이동해 버스를 타야 한다. 이마저도 운남초 앞까지 운행하는 노선이 아니어서 학생들은 인근 사거리에서 하차해 찻길을 건너가야 한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이러한 여건 개선을 위해 ‘통학버스 운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또한 2년간 한시적으로 제공돼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영종 진아레히 입주자모집공고문에는 ‘초등학교 학생 통학여건 개선을 위해 사업주체에서 준공 후 2년간 통학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며 2년 후 종료’라고 명시돼 있다.

   
▲ 영종 진아레히 위치도. 사업부지와 서해바다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영종 진아레히 홈페이지 갈무리

◆상한제 적용에도 분양가 5억↑…'오션뷰'도 미지수

분양가는 상한제가 적용됐지만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다. 앞서 지난 2022년 인근 A26블록에 공급됐던 ‘영종국제도시 A26BL 제일풍경채 디오션’ 84㎡ 분양가는 타입별 최고가 기준 4억6300만~4억9200만 원이었다. 같은 해 A61블록에 분양했던 ‘영종 오션파크 모아엘가 그랑데’ 84㎡ 또한 4억9300만~4억9800만 원으로 5억 원을 넘지 않았다.

영종 진아레히의 경우 84㎡ 단일평형으로 분양가가 4억9660만~5억170만 원대에 형성돼 5억 원을 넘어섰다. 유상옵션까지 포함할 경우 분양가는 5억 원 중반대까지 치솟는다.

물가 및 원자잿값 인상률 등을 감안하면 영종국제도시 A26BL 제일풍경채 디오션, 영종 오션파크 모아엘가 그랑데 분양가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단지들은 영종 서해바다가 맞닿아 있어 바다 조망이 가능한 반면, 영종 진아레히는 안쪽 백운산과 맞닿아 있어 바다와는 물리적으로 거리가 있다. 입지 프리미엄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영종 진아레히의 청약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40대 직장인 A씨는 "유통부지를 비롯해 바다와도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제일풍경채 디오션과 너무 비교가 된다"면서 "영종 진아레히는 제일풍경채 디오션에서 직선으로 안쪽에 위치한 단지로 '오션뷰'도 기대하기 어려운 단지인데 분양가 마저 높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종 진아레히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탁 트인 오션뷰 조망권(일부 가구)’를 강조하고 있지만 단지 위치도와 배치도 등을 감안하면 바다 조망이 가능한 가구는 고층 극소수 가구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 통학거리와 높은 분양가, 조망권 문제 등으로 실수요자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악성 미분양과 할인분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예정 자녀를 둔 전업주부 B씨는 “높은 분양가에 초등학교도 멀리 있을뿐더러 바다 조망도 어려운 만큼 ‘완판(완전 판매)’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실거주를 고려한다면 당장 청약 통장을 사용하기 보다 미분양 물량을 할인 분양하는 시점에 좋은 동호수를 지정해 계약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은 관련 내용 등에 대한 영종 진아레히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영종 진아레히는 오는 2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3일 1순위, 24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일은 30일, 계약일은 내달 13일부터 1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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