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작아 업계 파급효과 아직 적을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며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한다. 금융위원회 인가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올해 3분기 중 합병 증권사가 출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 포스증권이 워낙 소형사라 합병 직후 시점에는 업계에 미칠 영향이 아직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며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한다./사진=김상문 기자


7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드디어 증권업 재진출 의사를 가시화 했다. 우리금융 측은 지난 3일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증권업 재진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업계 안팎에서 예상되던 시나리오를 이행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 등의 절차까지 고려하면 합병증권사 출범 시점은 올해 3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10년 전인 2014년 6월, 민영화를 위해 당시 핵심 계열사로 손꼽히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한 바 있다. 당시 농협금융 회장으로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현재의 NH투자증권으로 키워낸 사람은 다름 아닌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현직 회장이다.

10년의 세월이 지나 다시금 증권사 인수를 추진한 것도 임 회장이다. 그는 당장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도 키워나가야 한다"는 내용으로 올해를 시작했다.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 후 출범할 증권사의 이름은 '우리투자증권'이 유력하다. 우리금융은 이번 합병 이후 지주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그룹 역량을 결집하고 자체적인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만큼 수익원 다변화 효과도 가장 극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회사 측은 증권사 전략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매물이 나올 경우 추가 인수‧합병(M&A)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드러내 눈길을 끈다. 이는 금융권 내에서의 우리금융지주 존재감을 감안했을 때 포스증권의 사이즈가 매우 작기 때문이다. 이는 포스증권이 집합투자증권(펀드)에 대한 투자매매와 투자중개업, 신탁업 라이선스만 보유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가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적당한 매물이 없었던 까닭인데, 포스증권은 현시점 최적의 대안일 뿐 현재 규모만으로는 업계 내에서 파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먼저 나온다.

합병 후 출범할 우리투자증권(가칭)의 자산은 6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는 약 10년 전 매각 당시 우리투자증권 자산 규모 30조원과 비교하면 절대 액수로만 비교해도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작년 말 기준 KB증권 자산규모가 약 57조8000억원, 신한투자증권 52조5000억원, 하나증권 48조3000억원 등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부각된다.

결국 증권사로서 중개업(브로커리지)을 영위하기 위해선 투자상품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결국 이 과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업계 ‘지각변동’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당한 매물이 나타나면 (우리금융이) 증권사 추가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보는 게 업계 공통된 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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