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 최근 2000선대 회복
중국, 인프라 투자 나서면서 철광석 수요 증가한 영향
국내 최대 벌크선 사업을 운영 중인 팬오션 최대 수혜
[미디어펜=성동규 기자]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2000선대를 회복했다. 중국의 경기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자 철광석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운임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벌크선 사업을 운영 중인 팬오션의 실적 전망에 이목이 쏠린다.

   
▲ 팬오션의 'SEA FUJIYAMA'호./사진=팬오션 제공

10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BDI 지수는 전날인 9일 2166포인트(p)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8일 기록한 2419포인트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27주 연속 1000선대에 머무르다 지난 7일에서야 다시 2000포인트대를 회복했다.

최근 BDI지수의 상승 추세는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늘면서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을 운임이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최근 발표를 보면 올해 1~2월 철광석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억945만 톤으로 집계됐다. 

1~2월 기준 철광석 수입량이 2억 톤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광석 수입량은 지난해 10월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10억1908만 톤으로 2022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감소세를 멈췄다. 

올해 1월 생산량(7720만 톤)은 전년 동월 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철광석 수입량 추이를 고려하면 연간 생산 규모는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올해 도시·인프라·교육·의료·교통 등 7대 분야에 대한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25% 이상 늘릴 방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7%에서 4.9%로 높였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 외부 수요 강화 등 중국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으로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돼서다.

실제로 중국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0.4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경기 확장’ 국면을 이어가는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PMI 수치에 대해 "경제 회복이 지속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북돋우고 있다"고 평했다.

철강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설 시장의 조짐도 심상치 않다. 중국 부동산시장조사업체 베이커(貝殼)연구원은 올해 춘제 연휴 기간(2월 10~17일) 중점 50개 도시 기존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춘제(1월 21~27일)보다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다.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의 경우 지난해 춘제 연휴보다 기존 주택 거래량이 90% 늘었고 2선 도시와 3선 도시는 각각 180%, 140% 늘어나며 지난해는 물론이고 2022년과 비교해서도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이 밖에 2분기 들어 강달러 흐름이 유지되고 유가는 내림세라는 점도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보탠다. 해운사는 대금을 달러로 받다 보니 달러 강세 국면에서 환차익을 볼 수 있어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7일 사상 네 번째 1400원까지 치솟았다. 그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나 1300원을 웃도는 고환율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WTI기준)는 1분기 말 배럴당 86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78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벌크선에 사용되는 벙커C유 역시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만큼 수익성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올해 경기 부양과 부동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철강 수요가 기대감 만큼 늘어날지는 예단하기 어렵겠지만 팬오션에 뚜렷한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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