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문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을 기록하면서 영화의 배경지인 강원도 영월 청령포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단종의 유배지인 이곳에는 영화의 여운을 따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조선 시대의 이야기를 오늘에 전하는 살아 있는 역사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육지 속의 섬’ 청령포,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공간
영월군 남면 광천리에 위치한 청령포는 국가지정 명승(제50호)으로 동·남·북 삼면이 동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에는 가파른 절벽이 서 있어 마치 육지 속 섬 같다.
이곳은 단종의 비극적인 삶이 서린 장소다. 1457년,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이 유배와 머물던 곳이다. 승정원일기를 바탕으로 복원한 ‘단종어소’와, 궁녀들과 관노들이 머물던 행랑채가 있다.
특히 담장을 넘어 처소를 향해 절하는 ‘절하는 소나무’와, ‘관음송’은 영화속 엄흥도 만큼이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종의 한과 슬픔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객들은 관음송 앞에서 오랫동안 발길을 멈추는데, 문화 해설사가 단종의 한 많은 유배생활을 바라보며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설명에 분위기는 저절로 숙연해진다.
수형 600년의 소나무는 높이 30m, 둘레 5m에 달하며, 줄기가 지상에서 동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 독특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더불어 뒷산에는 단종이 정순왕후를 그리며 막돌로 쌓았다는 ‘망향탑’은 단종이 남긴 유일한 유적으로 남아 있다
청령포는 단종이 숙부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긴 뒤 유배와 거처한 곳이다. 현재 ‘단종어소’와, 궁녀 및 관노들이 머물던 행랑채가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현장 찾는 영화 팬과 관광객들의 다양한 반응
청령포에 가면 왕사남의 흔적을 찾는 관광객들로 부터 다양한 말을 귀동냥 하게 된다.
나이 지긋한 어느 관람객은 “촬영지(선돌 위치)가 온전히 남아있지 않아 아쉽지만, 단종이 실제로 머물렀던 곳에 오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한다.
또 젊은 방문객은 “이곳에 서 있으니 단종이 느꼈을 외로움과 고립감이 한층 더 실감 난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동행한 아빠는 “아이들이 살아있는 역사 현장을 경험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단종이 정순왕후를 그리며 쌓은 ‘망향탑’ 과 단종어소을 향해 절하는 소나무가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왕사남’ 흥행 효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영화 ‘왕사남’ 흥행 이후 청령포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영월 또한 봄기운이 돌고 있다. 식당, 카페, 숙박업소 등 지역 상권이 활기를 되찾으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영향은 영월 도처에서 묵묵히 일하는 자원봉사자의 환한 미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영화 ‘왕사남’ 흥행 이후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영월 지역에는 오랜만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수령 600년을 넘긴 소나무 ‘관음송’(천연기념물 제349호)은 단종의 비애를 상징하는 나무로 유명하며, 문화 해설사가 설명을 가장 오래 이어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미디어펜=김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