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은행권이 전방위적으로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은행업의 본원적 가치인 '신뢰'를 제고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은퇴설계, 재정자문 등 복잡성과 중요도가 높은 문제일수록 고객들이 은행원의 개입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은행들이 AI를 고객 신뢰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평가다.
13일 하나금융연구소의 금융경영브리프 'AI 금융시대, 더욱 중요해지는 고객 신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은행권과 금융소비자들이 AI 활용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 미국 리서치업체 빅 빌리지(Big Village)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AI 활용은 Z세대부터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보편화되고 있다. 또 재무관리에 AI를 활용하는 비중도 2024년 10%에서 이듬해 55%로 급증했다.
최근 은행권이 전방위적으로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은행업의 본원적 가치인 '신뢰'를 제고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은퇴설계, 재정자문 등 복잡성과 중요도가 높은 문제일수록 고객들이 은행원의 개입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은행들이 AI를 고객 신뢰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평가다./이미지 생성=chatgpt
특히 △상품·서비스 추천 △이상거래 △지출 추적 △신용평점 산출 등의 백엔드 기능을 AI가 지원할 때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청구서 납부 △알림 설정 △거래 모니터링 △자금 이체 등의 일상 금융업무를 보조하는 AI 도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은퇴설계, 재정자문, 고객 서비스 문제 해결 등 복잡성과 중요도가 높은 금융 의사결정 과정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데 반감을 표했다. AI가 업무 효율성 향상 등 인적 전문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에는 긍정적이면서도, 위험부담이 큰 금융 서비스일수록 인간을 전면 대체하는 데 부정적인 것이다. 실제 해당 설문조사에서 'AI의 자율적해결 능력을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8%에 그쳤다. 특히 신뢰도 관련 설문에서 인간 신뢰가 뚜렷했는데, 가족·친구 45%, 은행 35%를 기록했다. 'AI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혜원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AI 시대 소비자들은 타 산업 대비 전통적인 은행업의 본원적 가치인 '신뢰'를 최우선 시한다"며 "은행은 AI 활용에서 고객 신뢰도 제고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설문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응답자의 약 31%가 '고객 데이터 및 개인정보 보호'에 은행의 AI 활용을 가장 선호했다. 이어 'AI 적용 시점 및 방식에 대한 투명성'이 19%, 'AI 시스템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17% 순이었다.
장 수석연구원은 "AI 사용이 보편화되고 금융서비스 전반에 내재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강력한 보안체계,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가시적인 인적 개입을 기반으로 한 신뢰 형성을 중시했다"며 "은행업의 핵심 가치가 '신뢰'인 만큼, 은행의 AI 도입은 해당 가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고객 신뢰의 수준을 한 차원 격상시키는 변곡점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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