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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투자' 실리주의 캐나다...60조원 잠수함 대전, 최종 판가름은 '거시 경제전'

입력 2026-06-24 16:30:54 | 수정 2026-06-24 16:45:55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입찰 경쟁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승부의 무게가 잠수함 기술력에서 경제 기여도로 옮겨가고 있다. 한화오션과 독일 TKMS가 최종 결선에서 맞붙은 가운데 캐나다 정부가 무기 도입을 자국 산업 부흥의 지렛대로 삼으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수주전이 전개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스티븐 푸어 캐나다 국방조달청장은 양측 후보의 제안 모두 해군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충족한다며 이제는 각 제안이 가져올 경제적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푸어 청장은 제시된 수많은 양해각서(MOU)를 캐나다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할 업체를 선정할 것이라며 내달 7일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직전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사업의 평가 비중을 후속 군수지원 및 정비(MRO) 능력에 50%, 경제적 혜택 및 전략적 가치에 15%, 잠수함 성능에 20%, 비용에 15%로 책정했다. 사실상 자국 내 산업 생태계 구축과 거시적 경제 환원율이 승패를 좌우하는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사진=한화오션 제공



◆ 한화오션 vs TKMS, 양보 없는 기술 열전

이번 입찰에서 양사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기술적 장점을 꺼내 들었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장영실급(KSS-III Batch-II)은 수중 배수량 약 4000톤에 달하는 대형 플랫폼으로 장거리 항해와 다중 임무 탑재 여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10셀 규모의 수직발사체계(VLS)를 탑재한 순항미사일 등 장거리 타격 무기 운용 능력을 갖췄다. 단순한 정찰과 요격을 넘어 전략적 공격 능력까지 포괄하는 다목적 전력이라는 점에서 캐나다 해군의 작전 반경을 넓힐 수 있다.

반면 TKMS의 'Type 212CD'는 수중 배수량 약 2800톤으로 크기는 작지만 북극권 작전 능력과 나토 연합운용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녔다. 공기불요추진(AIP)과 디젤 추진을 결합해 수주간 부상 없이 작전이 가능한 저소음·장기 잠항 능력이 탁월하다. 적의 대잠 감시망을 피해 은밀하게 대서양과 북극해를 오가야 하는 캐나다 해군의 핵심 운용 개념에 정확히 부합하는 스펙이다.

◆ 50만 일자리와 65만 일자리…조 단위 경제 패키지 격돌

기술적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 최종 판가름이 날 경제 협력 부문에서는 국가 단위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2044년까지 약 7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경제적 기회와 50만 개의 일자리, 1000억 달러 상당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를 조건으로 걸었다. 한화오션은 온타리오 조선소 등 무려 67개 현지 기업 및 정부 기관과 협력망을 구축했다. 한국 정부 역시 수소 상용차 생산과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비버'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힘을 실었다.

독일의 반격도 매섭다. TKMS는 사업 기간 내 160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경제활동과 65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공언했다. 파트너십의 단순한 숫자보다는 소수 정예 핵심 기업과의 협력이라는 '질적 우위'를 강조하며 캐나다 정부를 설득 중이다. 

특히 독일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협력국인 노르웨이까지 전면에 나서 캐나다가 동서 양안에 완벽한 정비 시설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자국의 설계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밝히며 강력한 유럽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글로벌 방산 시장의 질적 변화…수주전 결말은 안개속

이번 캐나다 수주전은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의 구조가 무기 자체의 성능 경쟁에서 국가 간 '거시 경제전'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선박 건조 단가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입찰의 성패를 갈랐지만, 현시점의 대형 방산 조달은 수십 년간 이어질 현지 정비 인프라와 제조업 생태계 재건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고난도 프라이싱 싸움으로 변모했다. 방산 입찰을 자국 경제 회복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캐나다 정부의 노골적인 실리주의가 반영된 결과다.

이 때문에 한화오션과 독일 TKMS 모두 최종 수익성을 방어하면서도 캐나다 당국을 만족시킬 조 단위 인센티브 배분 셈법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화오션은 다목적 전력의 가치와 수십 개 현지 기업과의 촘촘한 협업망을 내세우고 있으나, 노르웨이의 설계 노하우 공유를 등에 업은 독일의 나토 동맹국 프리미엄도 만만치 않아 주도권의 추가 어느 한쪽으로 쉽게 기울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방산 입찰로 안보 공백을 해결하기보다 자국 산업 재건의 지렛대로 쓰려는 의도가 과하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것이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시장 구조의 변화"라며 "한화오션의 기술력과 전방위적 투자 제안이 훌륭한 버퍼를 형성했다. 최종 결정 시점까지 캐나다의 지정학적 우려와 현지 경제 환원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영리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유지해야 최종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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