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2027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근로자위원)와 경영계(사용자위원)가 제3차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격차는 여전히 1400원대로 평행선을 달렸다.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유태경 기자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3차 수정안으로 노동계는 시간당 1만1800원(전년 대비 14.4% 인상)을, 경영계는 1만390원(전년 대비 0.7% 인상)을 각각 제시했다.
직전 2차 수정안(노동계 1만1900원·경영계 1만360원)과 비교하면 노동계는 100원을 내렸고, 경영계는 30원을 올렸다. 이로써 노사 간 격차는 기존 1540원에서 1410원으로 130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앞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노사는 통계 지표와 경제 현황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노동계는 정부 통계의 의도적 왜곡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정부와 통계청이 OECD에 제공하는 중위임금 산출값은 성과급과 상여금이 제외된 기준"이라며 "최저임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게 하려는 의도적 왜곡이라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5년 기준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239만2000원)과 비혼 단신 노동자의 실태생계비 중위값(239만8000원)이 중첩되는 현상을 짚으며 "저임금 노동자가 빈곤 경계에 머물고 있다는 위험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산입 범위 확대로 인상 효과가 무력화됐다. 청년들은 말만 1만 원 시대지 실제 쓸 돈이 없는 '1000원 시대'라며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한은 물가상승률(2.7%)을 상회하는 과감한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 한계를 객관적 지표로 맞받았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작년 폐업 사업자 수가 100만 개에 육박하고, 올해 1분기 말 자영업 대출 잔액과 연체액(2조 원)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연체율은 10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부장 역시 "인건비는 한 번 오르면 내려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있어 누적 영향이 심각하다"며 "현장을 가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일터를 잃을까 봐 인상을 두려워하는 근로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성재민 공익위원 간사는 "이제는 입장을 반복하기보다 의견 차이를 실질적으로 좁혀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노사 양측의 양보를 촉구했으나, 합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현장 안팎에서는 노사가 3차 수정안에서도 여전히 1400원대의 큰 간극을 유지함에 따라, 결국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이 인상률의 상·하한선을 제한하는 '심의 촉진 구간'을 부여하고 강제 표결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한층 더 짙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