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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속 리튬, 90% 이상 회수…친환경 재활용기술 개발

입력 2026-07-13 12:00:00 | 수정 2026-07-13 09:51:06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확대에 따라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담수 미생물을 활용해 폐이차전지에서 핵심 원료인 리튬을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 

강한 산을 사용하는 기존 공정보다 회수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부담까지 줄일 수 있어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되고 있다.

블랙파우더(NMC811)에서 용출 방법에 따른 리튬 용출 효율 비교 데이터./자료=낙동강생물자원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담수 미생물을 활용해 이차전지 폐기물에서 리튬을 고효율로 회수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이 급속히 늘면서 리튬을 비롯해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들 핵심 광물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공급망 변화에 취약한 구조다. 이에 따라 사용이 끝난 폐배터리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해 다시 활용하는 순환경제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부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확보한 담수 미생물자원을 대상으로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균주를 탐색했다.

연구 대상은 폐이차전지를 물리적으로 분쇄해 얻은 ‘블랙파우더(Black Powder)’였다. 블랙파우더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다양한 유가금속이 농축된 분말 형태의 물질로,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의 핵심 원료로 활용된다.

탐색 결과 연구진은 곰팡이류 미생물인 아스퍼질러스 루추엔시스(Aspergillus luchuensis FBCC-F2629)​가 기존 황산 처리 방식보다 우수한 리튬 회수 성능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미생물은 오키나와의 옛 이름인 ‘류큐’에서 유래됐으며, 증류주인 아와모리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등 전통 발효식품 제조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균주로, 구연산과 옥살산 등 다양한 유기산을 생성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산업적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미생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 균주가 생산한 배양액을 이용해 폐배터리 블랙파우더를 처리한 결과, 리튬 회수율이 최대 9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황산 처리 방식보다 약 9~23% 높은 수준이다. 실험은 80℃ 조건에서 24시간 동안 진행됐다.

배터리 종류에 따라서도 우수한 성능이 확인됐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블랙파우더의 경우 기존 황산 처리 공정의 리튬 용출 효율은 81.7%였지만, 미생물이 생산한 유기산을 활용하면 87.8%, 배양액을 활용하면 90.3%까지 향상됐다.

전기차용 배터리에 널리 쓰이는 니켈·망간·코발트(NMC811) 블랙파우더에서도 성능이 확인됐다. 기존 황산 처리 방식의 리튬 용출 효율은 56.3%였으나, 미생물 유기산을 적용했을 경우 92.4%로 크게 높아졌으며 배양액 역시 80.0%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특히 연구진은 미생물이 생성한 유기산만으로도 두 종류의 블랙파우더 모두에서 90% 이상의 리튬 회수 효율을 확인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직접 배양하지 않더라도 유기산만을 활용해 금속을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 폐배터리 금속 회수 공정은 황산 등 강산을 사용해 금속을 용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화학약품 사용량이 많고 폐수 처리 등 환경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번 기술은 미생물이 자연적으로 생성하는 유기산을 활용함으로써 화학약품 사용을 줄일 수 있어 보다 친환경적인 금속 회수 기술로 평가된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아스퍼질러스 루추엔시스를 이용한 폐이차전지 유가금속 회수 기술에 대한 특허를 이달 중에 등록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 현장에서 미생물 배양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활용할 수 있도록 유기산 기반의 금속 회수 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유진 낙동강생물자원관 이용기술개발실장은 “이번 특허 기술은 황산과 같은 화학약품 사용을 줄이면서 리튬 자원의 재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후속 연구를 지속해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상용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진들은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적용 활성화는 물론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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