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인상할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관심은 이번 결정보다 연내 추가 인상 여부에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번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한 차례 정도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경제 진단과 신현송 총재의 발언을 종합하면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을 위한 긴축 기조를 이어갈 필요성이 커졌다.
신 총재는 지난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출석해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연 2.5% 수준에서 유지해 왔지만,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최근 공개석상마다 금리인상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와 환율, 부동산 측면에서 "갈 길이 명확하다"고 밝힌 데 이어 국제콘퍼런스에서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조정 여건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한은 창립기념사에서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긴축 기조를 확인했다.
한은은 경기 여건도 추가 긴축을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 총재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크게 높아졌으며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지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상황 역시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지난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2%로 202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7월 물가 상승률은 다소 둔화하겠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압력과 비용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물가 수준과 근원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긴축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보다 증가폭이 5조8000억원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5조3000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 거래 증가의 시차 효과와 주식시장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가계부채 증가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 이후 추가 긴축이 한 차례 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올해 10월과 내년 1월, 내년 4월에도 분기마다 0.25%p씩 금리를 올려 최종금리가 연 3.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중심의 경기 회복과 원화 약세, 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질 경우 기존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