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제약업계가 통풍 치료제 시장을 두고 서로 다른 개발·사업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자체 신약의 임상 3상을 마치고 국내 허가와 글로벌 기술수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반면 LG화학은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SK케미칼은 국내 임상 3상을 이어가며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통풍 신약 ‘에파미뉴라드(URC102)’의 다국가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하고 국내 품목허가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에파미뉴라드는 요산 수송체인 URAT1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혈액 내 요산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경구용 치료제다.
◆ JW중외 ‘직진’·LG화학 ‘선택과 집중’
JW중외제약은 에파미뉴라드를 통해 기존 통풍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기전의 치료 옵션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JW중외제약은 한국을 비롯해 대만·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했으며 지난 4월 마지막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하면서 국내 허가를 위한 절차에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업화 방식도 주목된다. JW중외제약은 국내에서 직접 품목허가를 추진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는 기술수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는 심시어제약에 에파미뉴라드의 개발·판매 권리를 이전한 바 있다. 자체적으로 허가와 상업화를 추진하면서도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LG화학은 다른 선택을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3월 통풍 신약 후보물질 ‘티굴릭소스타트’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상업화 가치와 연구개발 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을 이유로 자진 중단했다. 티굴릭소스타트는 잔틴산화효소를 억제해 요산 생성을 줄이는 기전의 치료제다.
다만 개발을 전면 중단한 것은 아니다. 중국 권리를 확보한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가 지난 3월 중국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전체를 대상으로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특정 시장에 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환자 늘면서 ‘제네릭 천하’도 변화 조짐
통풍 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환자 증가세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는 2020년 46만8083명에서 2024년 55만3254명으로 약 18.2% 증가했다. 통풍이 중장년층 중심의 질환에서 벗어나 환자층이 확대되면서 장기간 복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제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 등 요산 생성 억제 계열 치료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페북소스타트는 기존 알로푸리놀 대비 요산 강하 효과 등을 앞세워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새롭게 등장하는 통풍 신약이 기존 치료제와 어떤 차별성을 확보하느냐가 시장 안착의 핵심으로 꼽힌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SK케미칼 본사 전경./사진=SK케미칼
SK케미칼 역시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는 새로운 기전의 통풍 치료제 후보물질 ‘SID2406’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세 기업은 같은 통풍 시장을 겨냥하면서도 개발 전략에서 차이를 보인다. JW중외제약은 임상 3상 완료 후 국내 허가와 글로벌 기술수출을 병행하는 직접 개발 전략을 택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임상 중단 이후 중국 파트너를 통한 현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SK케미칼은 국내 임상을 통해 후보물질의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특히 요산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배출 촉진 계열 치료제의 등장은 기존 요산 생성 억제제 중심의 시장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다만 신약의 임상 성공이 곧바로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통풍 치료제는 장기 복용이 필요한 만큼 요산 강하 효과와 함께 안전성, 복약 편의성, 약가 및 급여 여부 등이 실제 처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통풍은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치료제의 제네릭 비중이 높은 시장인 만큼 신약이 시장에 진입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판도가 바뀌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임상에서 확인된 유효성과 안전성을 실제 처방 현장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가치로 보여주느냐가 사업화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