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이 미숙련 청년을 채용해 숙련 노동자로 키워내는 기존의 고용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청년에게 무엇을 더 줄 것인가’가 아니라 ‘기업이 사람에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윤주진 퍼블리커스 대표는 19일 미디어펜 주최로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MP기업경제포럼’에서 한국 노동시장과 교육 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3대 구조적 전환’을 제시하며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윤주진 퍼블리커스 대표는 19일 미디어펜 주최로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MP기업경제포럼’에서 한국 노동시장과 교육 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3대 구조적 전환’을 제시하며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미숙련 청년 채용은 어마어마한 비용… 기업이 ‘스쿨’이 돼야”
윤 대표는 “연봉 5000만 원 상당의 직원을 채용하면 교육, 훈련, 사회보험 등 기업이 부담하는 실제 총비용은 약 2배인 1억 원에 달한다”며 “AI가 전문직 사무나 판례 정리 등 미숙련 노동자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신입을 뽑아 2~3년씩 숙련 노동자로 육성할 유인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현시대의 청년을 단순히 나이로 구분하기보다 ‘미숙련 노동자(Unskilled labor)’로 규정하고, 이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기업을 일종의 ‘스쿨(School)’로 변모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 대표는 “과거 중세 길드나 도제식 교육처럼 기업이 청년을 받아 교육하고 육성하는 교육기관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이를 위해서는 경직된 최저임금 체계를 유연화해, 청년들이 초기 임금이 조금 적더라도 기업의 문턱을 넘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천만 원 들여 키우면 이직… 기업 투자 보호하고 R&D급 세제 혜택 줘야”
윤 대표는 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기피하고 경력직을 선호하는 결정적 원인으로 ‘인력 유출(Poaching) 리스크’와 불평등한 근로 계약 구조를 꼽았다.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해외 연수나 고급 기술 교육을 제공해도, 현행 근로기준법상 퇴직자의 비용 상환 계약이 불법으로 간주되어 기업만 일방적인 투자 실패 위험을 떠안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근로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기업이 제공한 특별 고비용 교육을 이수한 후 약정 근속기간을 채우지 않고 이직할 경우 실제 투입된 비용의 일부를 합리적으로 분담하도록 취업규칙 및 관련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기업이 안심하고 인재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근로자와 기업 간의 동등한 계약 관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의 인재 육성 투자를 기술 개발과 마찬가지로 R&D 수준으로 인정해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산업별 공동 훈련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 이후 ‘5차 산업혁명’과 ‘4시간 일하고 4시간 공부하는’ 평생학습 사회
이어 윤 대표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중심 신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공감, 창의성, 문화적 경험, 돌봄, 웰니스 등 사람이 사람에게 제공하는 정서적 가치는 AI 시대에 상대적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그는 K-컬처, 뷰티, 스포츠, 웰니스 등을 대규모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주도해 관광·교육·플랫폼과 결합된 ‘5차 산업혁명’ 생태계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20대에 받은 교육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기존 모델의 종언을 언급하며, 교육과 노동이 매일 순환하는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윤 대표는 해외 대학의 PhD 후보생(PhD Candidate) 사례를 들며, “30대와 40대에도 연구와 일을 병행하는 것처럼, 모든 국민이 반은 학생이고 반은 노동자인 상태로 일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하루 8시간 일하는 사회’에서 ‘4시간은 일하고 4시간은 공부하는 사회’로 전환해, 생애 전반에 걸쳐 평생 교육과 직업 전환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역동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청년과 국가 경제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