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현대 기독교 음악(CCM)을 기반으로 한 오디션프로그램 ‘힐링보이스’가 가창력과 대중성 모두를 겨냥한다. 참가자의 신앙과 사연에만 기대지 않고 대중가요와 팀 미션, 신곡 등을 통해 경연의 폭을 넓혀 비기독교 시청자와의 접점도 마련한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CGN K-CCM 글로벌 오디션프로그램 ‘힐링보이스’ 제작발표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MC 장성규와 힐링멘토 김조한, 소향, 조혜련, 김영우를 비롯해 여중현 PD, 양영미 작가 등이 참석했다.
‘힐링보이스’는 기독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퐁당(fondant) 5주년을 맞아 CGN이 기획한 K-CCM 글로벌 오디션프로그램이다. 음악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K-CCM의 세계화를 모색한다는 취지로 제작됐다.
CGN '힐링보이스' 힐링멘토 김영우(왼쪽부터 차례대로), 김조한, 소향, 조혜련과 MC 장성규.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4개국 1602명 지원…32명 중 톱7 선발
지난 5월 마감한 참가자 모집에는 한국을 비롯한 14개국에서 총 1602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예심을 통과한 32명이 본선에 올라 최종 톱(TOP) 7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대중음악계에서 활동 중인 가수들도 도전장을 냈다.
전진국 CGN 대표는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음악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강력한 도구”라며 “K-CCM이라는 콘텐츠로 세계의 마음을 열고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독교 방송이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선입견을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한 영향력을 전한다는 뚜렷한 지향점을 가지면서도 완성도와 감동을 놓치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힐링보이스’는 개인의 가창력만 겨루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대중가요를 자신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서로 다른 목소리로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는 팀 미션도 수행한다. 개인 무대와 대결, 신곡 미션에 더해 장애인 시설을 찾아 찬양 봉사활동을 펼치는 과정도 담는다.
양영미 작가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약 2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오디션에 대한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CCM과 경쟁이라는 요소가 양립할 수 있는지를 오랫동안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양 작가는 “예심을 크게 홍보하지 못했는데도 1602명이 지원했다. 지정곡과 자유곡을 모두 보내와 한 달 넘게 영상을 심사했다”며 “가수가 꿈이었던 참가자들에게 다른 오디션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니 ‘일반적인 오디션에서 노래 자랑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이 받은 달란트와 사명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CGN 전진국 대표.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탕자 중 탕자” 장성규…녹화 중 쏟은 눈물
진행은 장성규가 맡는다. 그는 자신을 “탕자 중의 탕자”라고 표현하며 프로그램 합류를 신앙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장성규는 “수많은 방송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과 짓궂은 장난을 치는 모습이 노출됐고 요즘 예배도 잘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과연 제가 ‘힐링보이스’ MC로 설 자격이 있는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 같은 탕자 중의 탕자를 어떤 뜻으로 초대하셨을까 고민했다. ‘예배에는 못 나오더라도 찬양 집회라도 와봐라’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저를 어떻게 쓰실지 기대된다. 저 역시 지난 모습을 다듬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함께했다”고 말했다.
장성규는 녹화 도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는 “MC로서 눈물을 참으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터져 나오게 만든 무대가 있었다”며 “몸에 있던 수분이 모두 쏟아져 나온 것 같았다. 사심을 빼고 최대한 많은 분이 그 무대를 보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 무대에서 김영우는 약 20년 전 MBC 오디션프로그램 ‘쇼바이벌’에서 함께 경쟁했던 가수를 참가자로 다시 만났다. 투병의 아픔을 딛고 무대에 오른 참가자의 노래에 멘토들도 눈물을 흘렸다.
김영우는 “20년 전 함께 경쟁했던 친구를 저는 심사위원으로, 그 친구는 참가자로 다시 만났다”며 “아픔을 딛고 무대에 선 친구의 사연과 노래를 듣는데 공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과거에는 경쟁하는 동료였지만 이번에는 참가자와 멘토로 만나 세월 속에서 경험한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오디션을 넘어선 무대로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CGN '힐링보이스' MC 장성규(왼쪽부터 차례대로)와 힐링멘토 김조한, 소향, 조혜련, 김영우.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힐링멘토’가 보는 신앙과 실력…비기독교인도 듣는 K-CCM
프로그램은 심사위원을 ‘힐링멘토’, 참가자를 ‘보이스’라고 부른다. 순위를 결정하는 관계를 넘어 참가자의 음악적 성장을 돕겠다는 방향성을 담았다.
힐링멘토로는 송정미, 김조한, 소향, 스윗소로우 김영우, 조혜련이 참여한다. 이들은 신앙만으로 음악적 실력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기준 아래 가창력과 무대 완성도, 참가자가 음악에 담은 삶과 태도, 메시지를 함께 살핀다.
김조한은 “심사한다기보다 아름다운 찬양을 들으며 제가 힐링을 받고 돌아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소향도 “참가자들의 실력이 기대보다 훨씬 뛰어났다”며 “다른 사람의 찬양을 듣고 은혜를 받아 펑펑 울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혜련은 장시간 이어진 첫 녹화를 “10시간 동안 드린 예배”라고 표현했다. 그는 “32명의 노래를 모두 들었지만 힘들지 않았다. 뛰어난 실력에 믿음까지 더해져 행복했다”고 밝혔다.
김영우는 참가자가 노래를 대하는 태도를 주요 평가 기준으로 꼽았다. 그는 “가요나 자작곡을 부르는데도 찬양처럼 들리는 경험을 했다”며 “개인의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께 노래한다는 분명한 태도가 있었기 때문에 모든 메시지가 CCM으로 들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기독교 시청자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도 ‘힐링보이스’의 과제다. 제작진과 멘토들은 가창력과 테크닉, 무대 완성도를 충실히 평가해 종교와 관계없이 경연 결과를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향은 “CCM은 본래 교회 안에서 불리던 음악을 일반 대중이 들을 수 있도록 만든 음악”이라며 “하나님이나 예수 그리스도라는 단어가 들어 있어도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으로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종현 PD는 “프로그램의 음악이 기독교인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믿지 않는 사람도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복음을 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CGN '힐링보이스' 양영미(왼쪽) 작가와 여중현 PD.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발라드부터 국악·트로트·힙합까지…CCM 경계 확장
‘힐링보이스’는 CCM을 특정한 음악 스타일로 한정하지 않는다. 발라드와 알앤비(R&B)뿐 아니라 국악과 트로트, K팝, 록, 힙합, 랩 등 다양한 장르를 경연에 포함했다. 익숙한 대중가요에는 참가자의 신앙과 삶에 대한 해석을 더한다.
양 작가는 “CCM이라고 하면 R&B나 발라드만 생각할 수 있지만 국악과 트로트, K팝, 록, 힙합, 랩까지 모든 장르가 등장한다”며 “초창기 ‘슈퍼스타K’처럼 장르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다양한 뮤지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곡 미션에는 K팝 작업 경험이 있는 작곡가들도 참여한다. 양 작가는 “대중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신앙이 깊은 K팝 작곡가들이 많다”며 “이들이 정형화된 CCM 스타일이 아닌 자신이 가장 잘하는 장르로 새로운 K-CCM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오래된 찬송가를 참가자들이 다양하게 편곡해 부르는 무대도 선보인다.
조혜련은 “제작진이 마련한 파트 중 오래된 찬송가를 참가자들이 다양하게 편곡해 부르는 무대가 있었다. 제 귀에는 아주 새로운 버전으로, 마치 2026년에 만든 것처럼 들리면서도 전통의 깊이가 느껴졌다"며 “젊은 사람들과 나이 든 분들이 부르는 찬양에 간극이 있는데, 이를 ‘힐링보이스’가 좁혀주는 것 같아 감동했다”고 전했다.
CGN '힐링보이스'. /사진=CGN 홈페이지
▲ 톱7 음반 발매·전국투어…우승 상금 3000만원
‘힐링보이스’는 여중현 PD와 양영미 작가를 중심으로 제작됐다. 여 PD는 CGN ‘김영우의 스윗사운즈’, ‘오십쇼’, ‘바울로부터’ 등을 연출했다. 양 작가는 KBS ‘열린음악회’, ‘콘서트 7080’, ‘가요무대’, ‘가요대축제’와 엠넷 ‘보이스 오브 차이나’ 등 다수의 음악·오디션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생방송 결승에서는 힐링멘토의 평가와 퐁당 앱을 통한 실시간 시청자 투표를 반영해 우승자를 가린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상금 3000만원이 수여된다.
본선 참가자 32명 가운데 최종 선발되는 톱7에게는 음반 발매 특전이 제공된다. 톱7과 추가 출연진은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전국투어 콘서트에 나설 예정이다.
‘힐링보이스’는 오는 20일 오후 5시 CGN과 퐁당을 통해 첫 방송된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