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 기조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가 산하 공공기관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농업인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농정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공공기관 통합에 나선다.
농식품부는 축산물품질평가원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축산환경관리원 등 축산 분야 3개 기관을 통합해 가칭 ‘한국축산진흥공사’를 신설하고, 한국농어촌희망재단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농식품부가 산하 공공기관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공공기관 통합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자료사진=농식품부
현재 농식품부 산하에는 공기업 1개, 준정부기관 3개, 기타공공기관 9개 등 모두 13개 공공기관이 있다. 이 가운데 축산물품질평가원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축산환경관리원은 각각 축산물 품질관리, 가축 방역, 축산환경 관리 등 축산업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축산법’에 따라 축산물 등급판정과 이력관리, 유통정보 제공 및 품질향상 지원 등을 맡고 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근거해 방역 실태 점검과 방역 지원, 축산물 위생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축산환경관리원은 ‘가축분뇨법’에 따라 가축분뇨 자원화와 축산환경 개선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축산업이라는 동일한 정책 분야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계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기관별로 기능이 분산돼 있다는 점이다.
축산물 생산단계의 경우 스마트축산과 이력관리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담당하고, 위생·방역관리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가축분뇨와 축산악취 관리는 축산환경관리원이 각각 맡고 있다.
유통단계에서도 업무가 나뉘어 있다. 도축검사 지원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담당하는 반면 축산물 등급판정과 이력관리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맡는 방식이다.
농식품부는 이처럼 축산물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서로 연관성이 높은 업무가 기관별로 나뉘어 수행되면서 기관 간 정보 공유와 업무 연계가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축산농가 입장에서도 업무별 담당기관을 각각 확인하고 관련 절차를 기관별로 처리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농식품부는 이번 통합을 통해 이러한 업무 분산에 따른 비효율을 줄이고 축산 현장에서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축산물품질평가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축산환경관리원 등 3개 기관을 통합해 축산 분야 생산·유통 전반에 분산돼 있는 현장지원 기능을 일원화할 계획이다.
통합기관에서는 축산위생과 방역, 환경, 품질 등 기존에 여러 기관으로 나뉘어 있던 관련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게 된다.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기관별 업무 간 연계성을 높이고 축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보다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관별로 중복되는 행정지원 기능도 통합한다. 이를 통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절감되거나 효율적으로 재배치되는 인적 자원을 현장 중심으로 활용해 현장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는 특히 축산농가가 위생·방역·환경·이력관리 등 축산 현장지원과 관련된 업무를 보다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축산농가가 각각의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을 따로 찾아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관련 기능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연계함으로써 행정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공공기관 기능 개혁은 축산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식품부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한국농어촌희망재단의 기능도 통합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에 따라 청년농업인의 교육과 영농정착 지원 등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농어촌희망재단은 농업 분야 대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농어촌과 농어업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복지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농식품부는 두 기관의 기능을 통합해 농업 분야 인재 육성과 청년농업인 지원사업 간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희망재단의 장학금 사업과 농정원의 청년농업인 지원사업을 연계해 예비 농업인부터 청년농업인, 전문농업인으로 이어지는 성장단계별 지원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예비·청년농업인들이 자신의 성장단계에 맞춰 필요한 교육과 장학, 영농정착 등의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정비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농정원의 사업 운영·관리 기능과 희망재단이 담당해온 민간 기부금 모집·전달 기능도 연계해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농업·농촌 분야 인재 육성과 복지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희망재단의 경우 소규모 기관에 대한 관리 효율화 측면에서도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다.
희망재단은 공공기관 지정요건은 충족했지만 기관 규모가 11명으로 작아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경영공시 등의 의무가 적용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소규모 기관을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청년농업인 지원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관 지정요건은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액이 총수입액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기관이나 출연기관 등에 해당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통합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9월부터 ‘통합 추진 TF’를 구성한다.
TF를 통해 각 기관의 구체적인 기능 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기관별 기능 조정과 통합에 필요한 법령 제·개정 등 후속 절차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통합 과정에서 기존 직원들의 고용과 처우에 대한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보수와 복리후생 등 처우 개선을 원칙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노동조합 등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사전에 파악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수반되는 법적 기반 마련도 병행한다.
축산 분야에서는 가칭 ‘한국축산진흥공사법’을 제정해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법’,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가축전염병예방법’, 축산환경관리원의 ‘가축분뇨법’ 등 기존 기관별 관련 법령을 통합·정비할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한국농어촌희망재단의 통합과 관련해서는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을 개정해 농정원의 사업범위 등을 조정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공공기관 기능 개혁을 통해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기능을 효율적으로 연계하고 수요자 중심의 농정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박순연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공공기관 통합은 분산된 기능을 효율적으로 연계해 수요자 중심으로 농정서비스를 개편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장 중심의 농정 전달체계를 구축해 농업인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