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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늘고 통장은 비고…아시아 증시 덮친 '빚투 폭탄' 경고등

입력 2026-09-09 11:21:30 | 수정 2026-09-09 11:21:30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약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말라붙은 반면,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33조원대를 돌파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증시를 강타한 빚투 후폭풍이 가시기도 전에 중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도 신용융자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연쇄 폭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약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말라붙은 반면,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33조원대를 돌파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전장 대비 4조2115억원 줄어든 93조54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16일(91조2181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5958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며 지난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대신 신용 거래에 의지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빚투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융자로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면 증권사의 반대매매(강제 처분) 물량이 쏟아지게 된다. 이는 다시 주가 하락을 부추겨 더 낮은 가격대의 신용물량이 연이어 반대매매로 처분되는 악순환을 유발해 증시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러한 레버리지(차입) 위험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신용융자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인도는 0.3%, 일본은 0.45%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신용융자 잔고 비중은 전체 시총의 2%에 달해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높다. 지난 6~7월 대폭락 직전 한국의 비중이 0.6%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언제든 폭탄이 터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최근 마니시 레이차우두리 전 BNP파리바증권 아시아태평양 주식 리서치 대표는 기고문을 통해 "다음번 증시 급락은 한국처럼 대형주 쏠림에서 시작되지 않더라도 각국에 누적된 서로 다른 형태의 레버리지 구조에서 촉발될 수 있다"며 아시아 증시 전반에 쌓이고 있는 레버리지 위험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각국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억제하고 신규 신용계좌 증거금 비율을 100%로 상향하는 등 잇따라 규제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면서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미 쌓여있는 레버리지 물량을 규제만으로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아시아 증시 전반에 걸친 빚투 자금의 이탈과 반대매매 리스크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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