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외식·식품산업에 접목하는 ‘식품로봇’ 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첫 연구지원 거점이 경북 포항에 들어섰다.
조리 자동화부터 서빙·위생관리, 국제 인증까지 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푸드테크 산업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농식품부가 전국 최초의 푸드테크 거점 시설인 ‘식품로봇 분야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준공식을 개최하고 본격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기업에서 개발한 치킨 튀김 전용 로봇./자료사진=미디어펜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경북 포항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서 전국 최초의 푸드테크 거점 시설인 ‘식품로봇 분야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준공식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포항센터는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10대 기술 분야별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조성 사업’ 가운데 첫 번째로 완공된 시설이다.
정부는 식품로봇을 비롯해 식물기반식품, 세포배양식품, 개인맞춤형식품, 간편식품, 3차원 식품 프린팅, 식품 업사이클링, 식품 스마트제조, 친환경 포장, 식품 스마트유통 등 10개 분야로 연구지원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로봇은 볶음·튀김·면 조리와 같은 고강도 조리뿐 아니라 음료 제조, 서빙, 위생관리 등에 AI와 로봇 기술을 적용하는 분야다. 외식·식품업계의 인력 부족에 대응하는 동시에 조리 과정의 안전성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포항센터의 핵심은 기업들이 고가의 연구장비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도 기술개발과 실증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한곳에 모았다는 데 있다.
센터에는 공동 연구장비실을 비롯해 시제품 실증을 위한 공유주방(리빙랩), 스타트업 입주공간과 코워킹스페이스, 국제표준인증(NSF) 시험실험실 등이 들어섰다. 총 17종의 첨단 장비를 활용해 연구개발에서 시제품 제작·실증, 인증까지 이어지는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글로벌 위생·안전 인증기관인 미국 NSF의 시험인증 장비를 도입한 것이 눈에 띈다. 국내 식품로봇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겪어온 인증 부담을 낮추고, 기술 컨설팅부터 국제 인증 획득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포항의 산학연 기반도 센터 운영의 주요 축이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2024년부터 농식품부 주관 푸드테크 계약학과 석사과정을 운영하면서 식품산업 현장에 필요한 식품로봇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스마트 키친 모델과 로봇 운용 기술을 지원하고, 포항소재산업진흥원(POMIA)과 경북테크노파크는 소재 분석과 비즈니스·마케팅 등을 맡는다.
지역에 로봇·푸드테크 기업이 모여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뉴로메카, 그래핀스퀘어, 폴라리스3D, 비욘드허니컴 등 관련 기업들과 연구기관·대학이 연계되면서 연구개발 성과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초기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 식품·외식기업과 스타트업이 첨단 장비와 연구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기술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포항센터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푸드테크 10대 핵심 분야별 연구지원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전국 단위의 ‘푸드테크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지역별 특화기술과 산업 기반을 연계해 푸드테크를 국가 균형발전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포항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는 대학의 뛰어난 연구 성과와 연구기관의 로봇 기술, 기업의 현장 수요가 하나로 묶이는 산학연 협력의 대표 모델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푸드테크 산업을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해 원스톱 규제 혁파, 혁신 펀드 조성, 전문 인력 양성 등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센터 준공을 계기로 국내 푸드테크 정책도 기술개발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제품을 만들고 검증해 해외시장까지 진출시키는 사업화 중심 정책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