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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보호 개혁 목마른 이찬진 "금융권, 단기실적 우선 관행 여전"

입력 2026-09-17 14:00:01 | 수정 2026-09-17 14:00:01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보호 실천 결의에 나서며 소비자보호 강화를 천명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금감원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사전예방적 감독체계 구축, 민생금융범죄 대응, 포용금융 확대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금융권의 민원·분쟁이 빈번한 데다, 단기실적 중심의 영업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소비자보호의 토대를 갖춘 만큼, 앞으로 금융권이 소비자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내재화할 수 있도록 입법 노력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금감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본원 2층 강당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보호 실천 결의에 나서며 소비자보호 강화를 천명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금감원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사전예방적 감독체계 구축, 민생금융범죄 대응, 포용금융 확대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금융권의 민원·분쟁이 빈번한 데다, 단기실적 중심의 영업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소비자보호의 토대를 갖춘 만큼, 앞으로 금융권이 소비자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내재화할 수 있도록 입법 노력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소비자보호는 금융의 곁가지가 아니라 금융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신뢰의 토대"라며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보호가 조직 전반에 내재화될 수 있도록 조직과 업무를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금융권의 단기실적 우선 현상을 지적하며, 진정한 소비자보호를 위한 개혁이 아직 부족함을 시사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에 접수되는 민원·분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현장에도 소비자 최선의 이익과 장기 신뢰보다 단기실적을 앞세우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등 선진 소비자보호 법제가 설계, 제조 단계부터 상품 전 생애주기에 걸친 소비자보호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금소법은 판매행위 중심으로 규율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제도를 마련했으나, 향후 입법적인 노력을 통해 소비자보호 법제가 완비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이 원장은 향후 금융위와 긴밀히 협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가 금융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진정한 성과"라며 "듣기 편한 이야기보다 아프고 불편한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도 축사를 통해 소비자보호를 위한 사전예방적 감독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금융상품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비대면 금융이 확대되면서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각종 사기 같은 위험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피해가 발생한 후 구제하는 것에서 나아가, 피해가 발생하기 전 예방하는 금융감독 체계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는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계속 보완해야 한다"며 "국회 정무위에서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지키고,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금융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는 곧 국민의 삶과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며 "피해가 발생한 이후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위험요인을 발견하고 방지하는 감독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보고대회가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의 발전 방향과 과제를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소비자보호 1년…조직·감독체계 개편, 민생금융 집중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따라 지난 1년 간 △전 임직원 '금융소비자보호 DNA' 내재화 △상품 생애주기별 사전예방적 감독체계 구축 △서민·취약계층 지원 △감독시스템 정비 △'금융후생' 극대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으로 금감원은 조직개편을 통해 감독·검사·분쟁조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소비자보호를 임직원의 핵심 감독과제로 전환했다. 또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와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통해 소비자 중심의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소비자 피해구제 강화를 위해 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정례화했다. 이와 함께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도 확대하는 등 운영 기반을 확충했다.

상품 생애주기별 사전예방적 감독체계도 구축했다. 과거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 등을 계기로 금감원은 금융권의 부실상품 출시·판매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소비자가 핵심위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보호체계를 정비했다. 이에 금융사가 상품을 판매할 때 설계·제조-판매-사후관리 등 3단계의 과정을 준수하도록 단계별로 제도를 개편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관계기관과 협업해 민생금융범죄 조기 탐지·차단에도 앞장섰다. 대표적으로 금감원은 불법사금융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를 마련했는데, 단속 실효성 제고를 위해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추진했다. 또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을 활용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664억원의 금융피해를 예방했다. 신종·악성 보험사기도 조기 차단하고 엄정대응했다. 

이 외에도 서민·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했다. 은행권에는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구축했고, 새희망홀씨 등 정책대출 공급 확대, 생계비 통장 활성화, 제2금융권 중·저신용자 자금공급 확대 등의 성과를 거뒀다. 

"추가 개혁 불가피…선제적 대응역량 강화"

다만 금감원은 그동안의 행보가 소비자보호의 토대를 구축하는 수준에 그친 만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우선 감독자원과 권한 보강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사가 단기실적 중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하고, 민생금융범죄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또 민원·분쟁이 지속 증가하고 있어 금감원과 금융회사의 민원·분쟁 처리 역량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아울러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역량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소비자보호 과제 및 제언 발표를 맡은 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표도 금감원의 진단과 결을 같이 했다. 장 대표는 "지난 1년간의 제도개선으로 사전예방적 감독과 소비자 역량 강화, 금융회사 자체 책임 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도 "소비자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 혁신은 아직 1단계를 막 통과한 수준으로 본격적인 혁신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 대표는 "앞으로는 고객이 직접 제기한 민원과 함께 말하지 않는 불편까지 파악해 상품·서비스 개선에 반영해야 한다"며 "소비자보호의 판단기준을 단순 규제 준수가 아닌 '소비자가 실제 얻는 결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사는 당국의 규제를 지키면서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는 수준에 불과한데, 앞으로는 자발적으로 소비자보호에 앞장설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금융사가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기업가치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소비자보호 로드맵 이행 및 선순환 추진체계 정립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감독체계 내재화 △민생금융범죄 플랫폼 기능 및 대국민 홍보 확대 △디지털 시대에 대비한 감독역량 제고 △금융민원·분쟁 시스템 혁신 △자본시장 변동성 관리 및 투자자 보호 강화 △감독행정의 투명성·공공성 제고 △소비자보호 혁신을 위한 입법 보완 노력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과제 이행을 충실히 완료하고, 성과평가를 통해 발굴한 보완과제를 차년도 업무계획에 반영하는 등 선순환 추진체계를 정립할 것"이라며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감독체계가 금융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되도록 감독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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