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통화긴축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과 긴축 공포로 유럽 주요국 증시가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려난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달 금리 결정을 쉬어가는 사이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다시 벌어지며 환율 변동성과 외국인 수급 이탈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통화긴축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p 올렸다.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 중간값을 4.1%로 제시하며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기 침체를 감수한 인상이 아니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상향하는 등 예상보다 강한 경제 체력이 긴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중동 분쟁에 따른 물가 압력에 대응해 정책금리를 0.25%p 올리며 예금금리를 2.50%로 상향했다. 17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영국 영란은행(BOE)도 직전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3명까지 늘어나는 등 매파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마저 17일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인상할지 최종 판단에 들어갔다. 인상이 단행될 경우 1995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글로벌 긴축 충격파는 해외 증시를 먼저 덮쳤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란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고공행진,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주요국 국채금리 부담에 짓눌려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15일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 대비 0.28% 내린 634.18로 장을 마치며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독일 DAX(-0.15%), 영국 FTSE 100(-0.37%), 프랑스 CAC 40(-0.34%) 등 주요국 지수도 일제히 밀렸다. 특히 글로벌 금리 급등과 수수료 수익 둔화 우려 속에 은행주와 금융서비스주가 약세를 주도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처럼 글로벌 긴축 시계가 빨라지는 반면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p씩 올리는 '백투백 인상'을 단행해 3.00%를 만든 이후 이번 9월에는 금리 결정 회의가 없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은 상단 기준 1.00%p까지 다시 벌어졌다.
글로벌 긴축 파고와 금리차 확대는 원·달러 환율에 직접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FOMC 이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1377원까지 상승했으며,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연내 적정 범위 상단인 1420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주요국 금리 인상 그 자체가 국내 증시의 추세적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994년 이후 연준의 6차례 금리 인상기 동안 코스피는 평균 9.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990조원 안팎으로 견고해 기업 이익 체력이 금리 인상의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리 격차와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던 만큼 FOMC 결과에 따른 반등 민감도가 클 수 있다"며 "환율이 단기 저점을 기록한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재개되는 양상인 만큼 외국인 매도 압력 확대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