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의 핵심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둘러싼 파장이 증권가를 넘어 정국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변동성 확대 주범 지목과 정책 실책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특히 상품 도입 과정에서 청와대의 무리한 압박과 강행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다가오는 정기국회 국정감사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했다.
국내 증시의 핵심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둘러싼 파장이 증권가를 넘어 정국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7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위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논란이 올 가을 국정감사 최대 화두 중 하나로 거론된 가능성이 점쳐진다. 작년 도입 이후 국내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번 상품은 증시 상승기에는 수익 극대화 통로로 주목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는 낙폭을 비대칭적으로 키우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시장 쏠림 현상과 변동성 증폭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발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두 종목의 거래대금 비중이 국내 증시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품과 파생상품 수요가 결합하자 주가가 오를 때는 상단을 강하게 밀어 올리고, 내릴 때는 급락을 유발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노출됐다.
제도적 허점과 관리 공백도 도마에 올랐다. 상품 상장 직후 음(-)의 괴리율이 관리기준을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금융당국이 이를 바로잡고 규제 공백을 메우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어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홍콩 등 해외투자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겠다는 명분으로 도입되었으나, 실제로는 국내 투자자들의 신규 레버리지 수요만 자극해 시장을 투기판처럼 변모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례적으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드러누워서라도 말렸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발언한 부분도 화제가 됐다.
최근엔 외국인 고빈도매매(HFT) 세력이 일련의 구조를 시장 교란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며 투자자 보호 장치가 허술했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금융상품 부작용을 넘어 정치권의 최대 뇌관으로까지 자리 잡을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결정적 배경에는 청와대의 부당한 '개입' 의혹이 자리하고 있다. 야권과 투자자 단체 등을 중심으로 김용범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이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정치적 성과를 서두르기 위해 금융당국을 상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입 일정을 무리하게 단축하고 강행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선거 국면 등을 앞두고 증시부양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충분한 리스크 검증 없이 '졸속 도입'이 이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고위 인사들의 이해충돌 가능성과 정책 결정 과정의 직권남용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관련 인사들에 대한 형사고발과 특검·국정조사 요구마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나, 청와대 책임론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의혹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내달 6일 시작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이번 '삼전닉스 레버리지' 도입 승인 과정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 압박 여부와 사후관리 부실 책임을 두고 여야 간의 양보 없는 난타전이 예고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의 정책 효과 검증 및 결정 과정을 핵심 사안으로 지목한 상태다. 이번 국감에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수뇌부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증인 채택 여부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과열 위험성과 부작용 경고를 무시한 채 상품 출시를 밀어붙인 실질적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두고 강도 높은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번 국감이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 제도 개선과 권력형 정책 리스크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기본예탁금 상향 등 보완책을 도입했지만 이미 추락한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뒤따르는 형편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정감사는 단순히 개별 상품과 관련된 이슈에서 그치지 않고 청와대 주도 경제정책에 대한 정당성 논쟁으로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