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인구 증가세가 사실상 멈췄지만 주택 수요의 기본 단위인 가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1·2인 가구 확대와 노후주택 누적이 맞물리면서 분양시장도 획일적인 평면보다 가구별 생활 방식에 맞춘 상품을 앞세우는 모습이다.
1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인구는 5182만 명으로 집계되며 지난 2024년 대비 1만 명 증가했다. 반면 가구 수는 2325만 가구로 한 해 사이 25만 가구 불어났다. 평균 가구원 수는 2.16명으로 낮아졌다.
◆인구보다 빠른 가구 증가…10년 새 18.9% 늘어
가구 증가를 이끈 것은 소규모 가구다. 1인 가구는 824만 가구로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했다. 1·2인 가구를 합치면 1487만 가구로 비중이 66.1%에 달한다.
인구와 가구 수의 차이는 장기 흐름에서 더 분명하다. 2015년을 100으로 놓고 보면 지난해 총인구 지수는 101.5에 머물렀지만 총가구 지수는 118.9까지 높아졌다. 10년 동안 인구가 1.5% 늘어나는 사이 가구는 18.9% 증가한 셈이다.
가구 수 증가는 주택 수요의 단순한 확대보다 수요층의 세분화를 뜻한다. 같은 1인 가구라도 재택근무나 취미·수납 공간을 중시할 수 있고, 자녀가 있는 가구는 교육·돌봄시설과 커뮤니티를 우선한다. 자녀가 독립한 중장년층에게는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신축 주택이 선택지가 된다.
노후주택이 쌓이고 있다는 점도 새집 수요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전체 주택 가운데 준공 후 20년이 지난 주택은 56.0%, 30년 이상 주택은 30.6%로 집계됐다. 아파트만 놓고 봐도 30년 이상 비중이 22.2%다. 가구 구조 변화와 기존 주택 노후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면적과 주거 형태를 세분화한 신규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형 오피스텔부터 국민평형까지…분양 상품도 세분화
건설사들은 지역과 수요층에 따라 상품 구성을 달리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서 분양 중인 ‘목동윤슬자이’는 114~203㎡(이하 전용면적), 총 651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소형 위주로 공급되던 기존 오피스텔과 달리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해 넓은 공간을 원하는 수요에 초점을 맞췄다.
경기 부천 소사역 인근 ‘두산위브더제니스 부천’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한 단지에 함께 배치했다. 일반분양 물량은 아파트 59·74·84㎡ 1158가구와 오피스텔 39·45㎡ 261실 등 총 1419가구다. 1·2인 가구부터 자녀를 둔 가족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주거 형태와 면적을 나눴다.
가족 단위 수요를 겨냥한 공급도 이어진다. 내달 경기 부천대장지구에서 공급 예정인 ‘부천대장 하우스토리 디센트’는 59·74·84㎡, 548가구 규모의 민간참여 공공분양 단지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예정 부지가 가깝고 키즈센터와 게스트하우스, 계절창고 등을 계획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같은 달 경기 평택에서 ‘한화 포레나 지제역’ 1098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84㎡가 950가구로 전체의 86.5%를 차지하며 116㎡ 148가구도 포함한다. GS건설도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84㎡ 단일 면적, 총 499가구 규모의 ‘연제갤러리자이’를 10월 공급할 계획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구 증가세 둔화가 곧바로 주택 수요 감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신규 분양도 면적과 주거 형태, 커뮤니티를 다양하게 제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