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단말기 구매 부담을 덜어주는 이동통신사의 지원금도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카메라 성능을 높인 제품과 폴더블을 중심으로 200만~300만원대 스마트폰이 늘어난 데 이어 일부 고용량 모델은 400만~500만원대까지 등장했다. 이 가운데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폐지로 지원금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비자가 단말기를 살 때 받을 수 있는 통신사 혜택도 선택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200만 원을 넘어 300만 원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국내에 출시된 애플 아이폰18 프로는 199만 원, 프로맥스는 219만 원부터 시작한다. 저장용량을 높이면 프로맥스 가격은 최대 399만 원까지 올라간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는 더 비싸다. 국내 출고가는 256GB 329만 원, 512GB 359만 원이며 1TB는 419만 원이다. 최상위 2TB 모델은 509만 원으로 스마트폰 한 대 가격이 500만 원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가격 상승에는 부품과 제품 사양의 고도화도 영향을 주고 있다. 모바일 AI를 구동하는 고성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메모리, 고화질 카메라와 대화면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폴더블은 접히는 디스플레이와 힌지 등 일반 바형 스마트폰에는 없는 부품과 설계도 추가된다.
단말 가격이 높아지면서 통신사 지원금은 소비자의 실제 구매 부담을 낮추는 수단으로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이 지원금을 책정할 수 있는 폭은 넓어졌다. 정부도 지원금 총액 자체를 규제하기보다 부당한 지원금 차별과 이용자 피해 등 불공정행위를 중심으로 시장을 점검하고 있다.
◆ 출고가와 실제 구매가 달라… 넓어진 할인 선택지
통신3사는 주요 신제품에 요금제별로 수십만 원의 공통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갤럭시 Z8 시리즈의 경우 SK텔레콤(SKT)과 KT, LG유플러스가 최대 50만 원의 공통지원금을 책정했으며, 유통점에서 받을 수 있는 추가지원금까지 더하면 지원 규모는 최대 57만5000원까지 늘어난다. 실제 지원액은 가입 요금제와 유통점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 출고가 227만8100원인 갤럭시 Z 폴드8 256GB에 적용하면 최대 지원 기준 구매가는 170만 원대로 낮아진다. 출고가가 200만 원을 넘는 프리미엄 제품에서도 지원 조건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단말 가격에는 수십만 원의 차이가 생기는 셈이다.
공통지원금 외에 중고폰 보상과 단말 교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일정 기간 뒤 기존 단말을 반납하면 잔존가치를 보장하거나 추가 보상을 얹어주는 방식이다. 출고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할 때는 지원금과 함께 이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가계 지출에서도 단말기 구입비는 감소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의원실이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 가구의 월평균 통신장비 구입 지출은 5994원으로 전년 동기 1만676원보다 43.9% 줄었다.
2분위와 3분위의 통신장비 구입 지출도 각각 5.7%, 5.2% 줄었고 5분위도 3.6%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통신장비 구입 지출 추정액은 같은 기간 4939억 원에서 4891억 원으로 약 48억 원 줄었다.
단말기 구입 지출 감소에는 스마트폰 교체 수요 둔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사와 유통망이 보다 자유롭게 지원금을 책정할 수 있게 된 점도 단말기 구입 부담을 낮추는 데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대가 수백만 원까지 넓어진 상황에서는 출고가와 실제 구매가격의 차이도 이전보다 중요해졌다. 같은 제품이라도 가입 요금제와 지원금, 중고폰 보상 등에 따라 최종 구매가격이 달라지는 만큼 단말 가격이 높을수록 구매 조건을 함께 따져볼 여지도 커진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단말 시장에서는 출고가뿐 아니라 지원금과 보상 혜택을 반영한 실제 구매가격도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한다”며 “향후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함께 통신사가 어떤 구매 조건을 제시하느냐도 판매 전략에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