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대형 OLED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다. 노트북과 모니터, 자동차 등 OLED 적용 제품이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주요 제품군에서 선행 투자와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중대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합산 매출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추산된다. 출하량 기준으로도 올해 한국 업체들의 중대형 OLED 시장 점유율은 82%에 이를 전망이다.
중대형 OLED 시장에서는 노트북과 모니터, 자동차용 제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중대형 OLED 시장 매출은 올해 100억1000만 달러에서 오는 2030년 151억5000만 달러로 5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같은 기간 모니터용 OLED 매출은 15억2000만 달러에서 46억9000만 달러로 3배 이상, 자동차용은 6억6000만 달러에서 13억8000만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IT용 OLED 수요에 대응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생산 기반도 키웠다. 4조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충남 아산 A6에서 지난 7월 8.6세대 IT OLED 양산을 본격 시작했다. 8.6세대는 기존 6세대보다 원장 면적이 2배 이상 커 한 장에서 더 많은 노트북·태블릿용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IT용 OLED 고객사도 꾸준히 늘려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노트북 브랜드 17곳과 협력해 50종 이상의 OLED 노트북을 선보였다. 올해는 밝기와 전력 효율을 높인 탠덤 OLED 공급까지 본격화하며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모니터와 차량용 OLED에서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세계 최초로 720Hz 주사율을 구현한 게이밍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하며 모니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비리서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모니터 패널 출하량이 올해 517만 대에서 2030년 1673만 대로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용에서는 밝기와 수명을 높인 탠덤 OLED가 주력이다. 유기발광층을 두 개 쌓아 장시간 사용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내구성과 밝기를 높였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7.2인치부터 24.2인치까지 차량용 하이브리드 OLED 5종을 개발하며 제품군을 넓혔다.
◆ 기술·양산력 앞선 삼성·LG… 중국 8.6세대 추격
이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중대형 OLED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BOE는 지난 6월 청두 B16 생산기지에서 8.6세대 OLED 양산 출하식을 열었다. 첫 제품은 레노버의 14인치 노트북용 OLED로, 에이서와 에이수스에도 같은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B16에서 생산할 OLED 패널은 1000만 대 규모로, 이 가운데 IT용 비중은 40%로 예상된다.
후발 업체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TCL CSOT는 광저우에 8.6세대 잉크젯 프린팅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발광재료를 기판에 직접 인쇄하는 방식으로 기존 증착 공정보다 재료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용 OLED 생산을 겨냥해 지난 5월 공장 골조 공사를 마쳤다.
중국의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OLED는 설비 규모만으로 경쟁력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높은 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밝기와 수명, 소비전력 등 고객사가 요구하는 성능을 맞춰야 실제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장기간 축적한 양산 경험과 글로벌 고객 기반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강점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중대형 OLED 수요가 늘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OLED 채택률이 아직 낮은 IT와 자동차 시장의 성장 여력을 높게 보고 있다. 노트북과 모니터, 자동차는 여전히 LCD 비중이 높은 만큼 OLED로 전환될 수 있는 수요도 상당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선제적인 설비 투자와 제품 다변화에 나선 만큼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OLED 생산라인을 갖추는 것과 고객사가 원하는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중대형 제품은 수율과 성능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까지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만큼 먼저 시장을 선점한 국내 업체들이 수요 확대 과정에서도 경쟁 우위를 이어가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