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스테디셀러 '17세'를 비롯해 '서른아홉 아빠애인 열다섯 아빠딸', '나의 로스앤젤레스' 등을 통해 청소년들의 현실과 내면을 포착해온 이근미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봄날의 커튼콜'(자음과모음)을 출간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의 134번째 책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해체와 재구성을 겪는 현대 가족의 단면과, 그 틈에서 방황하면서도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십대들의 마음을 조명한다.
이근미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봄날의 커튼콜』(자음과모음)을 출간했다. /사진=자음과모음 제공
소설의 주인공은 고등학교 1학년 '민권희'다. 권희의 집안은 겉으로는 건물주 할머니 덕에 풍족해 보이지만, 실상은 곪아 터진 상처로 가득하다.
며느리에게 일방적인 희생과 폭언을 일삼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에게 얹혀사는 고모, 그리고 고부 갈등 속에서 우유부단하게 방관하다 결국 아내와 이혼한 아빠까지. 어머니와 여동생이 집을 떠난 후 무기력하게 일상을 버티던 권희 앞에 어느 날 다정하고 헌신적인 '새엄마'가 나타난다.
자신을 진심으로 챙겨주는 새엄마에게 마음이 끌리면서도, 홀로 고통받는 친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경계심 사이에서 권희는 혼란을 겪는다. 설상가상으로 친구들의 권유로 얼렁뚱땅 들어가게 된 뮤지컬 창작 동아리에서 '가족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노랫말을 쓰고 연말 무대에 올라야 하는 난처한 과제까지 마주하게 된다.
가족에게 감사할 이유를 찾지 못하던 권희는 팀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각자의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점차 변화한다.
입양의 그늘을 겪는 찬수, 미국 유학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촌 형 수호 등 저마다 깊은 ‘마음의 연못’을 품고 살아가는 또래들을 마주하며 권희는 결핍이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의 빗장을 풀고, 자신을 품어준 새엄마를 향한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르기에 이른다.
작품 제목에 쓰인 ‘커튼콜’은 막이 내린 뒤 배우가 관객의 환호에 응답하며 무대 위로 다시 걸어 나오는 순간을 뜻한다. 극 중 배역을 벗고 ‘진짜 나’의 얼굴로 세상과 마주하는 시간인 셈이다.
작가는 굴곡진 가정환경과 사춘기의 혼란을 겪어낸 청소년들이 노래와 연대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영광의 흔적’으로 바꾸고, 내일의 무대를 향해 당당히 첫발을 내딛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낸다.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다정함을 회복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봄날의 커튼콜』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청소년뿐 아니라,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의미를 되돌아보고자 하는 성인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