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취임 후 최저 수준에 머물면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갈등 조율과 민심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여기에 2기 개각에서 장관 후보자 2명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집권여당의 국정 뒷받침 역할도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소폭 반등했지만 부정 평가가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0%포인트 오른 34.8%였다. 10주 만의 반등이지만 부정 평가는 63.4%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했다”며 “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고 돌아보고 민생 개선과 소통에 더욱 집중하겠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 과정에서 소통과 민생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김 대표도 당내 갈등을 조율하고 민생 현안에 대한 당정 대응을 뒷받침해야 할 과제가 놓였다.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이동하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6.9.21./사진=연합뉴스
전당대회 후폭풍 지속...인선·검찰개혁 놓고 갈등 여전
민주당 내부 갈등은 김 대표 취임 직후부터 표면화됐다.
김 대표가 지난달 전용기 의원과 권미경 한국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표하자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은 사전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같은 달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최고위원의 인선안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정청래 전 대표와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지난달 의원 워크숍에서 중도 확장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정 전 대표를 언급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매도했다”며 반발했다.
지난 9일에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대표의 수첩에 정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포착되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즉각 “전당대회가 끝났는데도 왜 자꾸 공격하냐”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검찰개혁의 추진 방향과 정부 인사를 둘러싼 이견도 표출됐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12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 등을 비판하며 “이 대통령이 기존 검찰 세력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여권 내부에서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는 양상에 우려를 표했다. 여기에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김 대표의 ‘탄핵’ 관련 표현을 문제 삼자 김 대표는 “걱정을 위장한 흔들기”라고 반발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이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더라도 구체적인 인선과 추진 방식, 정부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놓고 여권 내부의 이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 대표에게는 이견을 조율하면서 당의 정책 방향을 정리해야 할 숙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6.9.19./사진=연합뉴스
용혜인 이어 김승원까지 낙마...민주당의 ‘적극 엄호’ 전략도 논란
당내 갈등과 별개로 2기 개각에서 불거진 인사 논란은 김민석 지도부가 당장 대응해야 할 현안으로 떠올랐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방침, 배우자의 당직 채용 등을 둘러싼 논란 끝에 지난 13일 자진 사퇴했다. 앞서 김 대표는 용 후보자에게 사퇴를 권유하면서 인사 판단에는 법적 문제뿐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이 제기된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극 방어에 나섰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김 전 후보자를 두고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밝혀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대표의 적극적인 철벽 방어에도 결국 '김승원 낙마' 사태가 불거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김 전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힌 후였다. 결국 김 전 후보자는 다음날 국정에 부담을 더하지 않겠다며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김 전 후보자의 사퇴로 임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민주당이 사퇴 직전까지 적극 엄호했던 만큼 후보자별 대응 기준과 인사 논란에 대한 당의 판단을 놓고 김 대표의 책임론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특히 김 전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에 이어 전직 보좌진이 제기한 성추행·음주운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당내 김 전 후보자의 해명과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만큼 김 대표가 대응을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방문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의 발언을 듣다 생각에 잠겨 있다. 2026.9.21./사진=연합뉴스
'민생·실용·확장' 내건 김민석...당내 통합과 민심 전달 과제
김 대표는 취임 후 ‘민생·실용·확장’을 당의 노선으로 제시하고 당이 청와대와 정부에 민심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겠다고 강조해 왔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축소 방침에 제동을 걸고 용 전 후보자에게 사퇴를 권유한 것도 ‘민심 창구’ 역할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속에서 김 대표 본인의 당 운영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실시한 조사에서 김 대표가 당대표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0%,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8%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54%, 부정 평가가 27%로 나타났다.
김 대표로서는 당내 갈등 조율과 인사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정립하는 한편 부동산과 물가 등 민생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 또 검찰개혁을 비롯한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당내 이견을 조율하고 당정 간 소통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직접 여권 내부의 소통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 전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김 대표가 대통령을 지원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얼마나 소화할 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바닥난 민심을 정부에 전달하는 집권여당 대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을 지도 관건이다.
그만큼 김민석 지도부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한 것이 없다. 지금부터 당대표 김민석의 지도력과 정치력은 물론 민주당 지도부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전환점이 시작된 셈이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