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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대박에 생산능력 키운다…제약사, ‘제조 인프라’ 투자 확대

입력 2026-09-23 15:29:18 | 수정 2026-09-23 15:29:18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산 신약의 상업적 성과가 제약사의 생산시설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자체 개발 의약품의 처방과 매출이 확대되면서 연구개발을 넘어 제조·수출 인프라까지 확충하는 성장 구조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국산 신약의 상업적 성과가 제약사의 생산시설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제일약품 백암공장 고형제동 외관./사진=제일약품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경기 용인시 백암공장 고형제동 증축을 마치고 준공허가를 받았다. 이번 증축에는 건축공사비와 생산설비, 설계·감리, 유틸리티 설비 등을 포함해 총 249억 원이 투입됐다. 새 시설은 백암공장 3·4층에 총 4461㎡ 규모로 조성됐으며, 정제와 캡슐제 등 내용고형제 생산을 위한 칭량·혼합·과립·타정·코팅·선별·포장 설비가 확대됐다. 생산설비 구축이 완료되면 내용고형제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71% 늘어난다.

◆ 자큐보 성장에 생산능력 선제 확보

이번 투자는 자체 제품 판매 증가에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신약과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제일약품의 자체 개발 신약 ‘자큐보’가 빠르게 매출 규모를 키우면서 생산시설 확충의 필요성이 커졌다.

자큐보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64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2% 증가한 규모다. 자큐보는 2024년 국내 출시 이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처방액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인도·중남미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증축 시설에 빌딩관리시스템(BMS)과 창고관리시스템(WMS) 등 자동화 시스템도 적용했다. 생산설비 확대에 그치지 않고 공정 효율과 수율을 높여 제조원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고려한 생산·품질관리 시설도 마련했다.

제일약품은 현재 제조지원설비와 신규 장비에 대한 적격성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2월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2027년 1분기부터 품목별 밸리데이션과 허가변경 절차를 진행해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이번 증설은 국산 신약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상업화 단계로 넘어간 뒤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수요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제품 판매가 늘면 생산 여력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허가와 수출 확대까지 고려할 경우 제조시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케이캡도 증설…판매 확대가 제조투자로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시리즈./사진=HK이노엔


제일약품에 앞서 시장 선두 제품을 보유한 HK이노엔도 생산시설 확대에 나섰다. HK이노엔은 지난 5월 이사회에서 충북 오송공장 내 내용고형제 생산시설을 신설하기 위해 97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신규 시설은 오송공장 잔여 부지에 연면적 1만2562㎡ 규모로 조성되며 투자기간은 2028년 1월까지다. 증설 배경에는 내용고형제 생산라인의 높은 가동률이 있다. HK이노엔 오송공장은 케이캡을 비롯한 주요 전문의약품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내용고형제 생산라인의 가동률 부담이 높아지면서 추가 생산능력 확보에 나섰다.

케이캡의 성장과 해외 진출 확대도 생산시설 투자와 맞물려 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글로벌 진출 국가를 확대하면서 기술수출과 완제품 수출을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처방 증가에 대응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확대에 필요한 생산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두 회사의 사례는 국산 신약을 둘러싼 제약산업의 성장 방식이 연구개발 투자에만 머물지 않고 제조 경쟁력 확보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약의 국내 처방이 늘고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면 생산량 증가에 대응할 시설이 필요하고 자동화 설비를 통한 수율 개선과 제조원가 절감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다만 생산시설 증설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신규 공장은 감가상각비와 고정비 부담을 발생시키며 실제 투자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증설된 생산능력을 안정적으로 채울 수 있는 판매량과 수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제일약품 역시 신규 시설의 적격성평가와 밸리데이션, 허가변경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신약이 국내 시장에서 일정 규모의 매출을 확보하면 생산능력 확대가 중요한 성장 과제로 부상한다”며 “다만 공장 증설은 고정비 부담을 동반하는 만큼 국내 판매 증가와 함께 해외 허가 및 수출 물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투자 성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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