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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지면 늦는다"… 늦더위 속 '패딩' 찾는 소비자들

입력 2026-09-26 14:35:40 | 수정 2026-09-26 14:35:40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기후 변화로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국내 패션 업계의 가을·겨울(F/W) 시즌 공식이 바뀌고 있다. 각 기업들은 늦더위 속에서 실용성이 높은 패딩 수요가 급증하자 전통 출고 시기를 깨고 조기 물량으로 하반기 아우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헤지스에서 새롭게 선보인 경량패딩 '노바'./사진=LF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중심으로 가을·겨울(F/W) 의류 쇼핑 시기가 예년보다 크게 앞당겨졌다. 실제 무신사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전체 경량패딩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718%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경량패딩' 검색량도 105% 늘었다.

W컨셉 역시 아우터와 가을 옷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이어 트렌치코트와 패딩 등을 포함한 아우터 거래액이 30% 증가하는 등 소비자의 관심이 겨울 외투로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얇은 패딩을 일찍부터 찾는 배경에는 기후변화로 계절의 경계가 흐려진 영향이 크다. 짧은 간절기에만 입는 두꺼운 외투보다 기온 변화에 맞춰 단독으로 입거나 한겨울 이너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경량 패딩의 실용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상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0년(1995~2024년)의 여름은 관측 초기 30년(1912~1940년) 대비 25일 길어진 반면, 가을과 겨울은 각각 8일, 22일 짧아졌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패션 업계는 두께와 중량을 세분화한 아우터를 앞다퉈 선보이며 실구매를 이끌어내고 있다.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는 경량패딩 판매 시기를 지난해보다 약 2주 앞당겼다. 초가을에는 단독 외투로, 한겨울에는 이너로 활용하는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대표 제품인 '올버트 후드 다운 경량패딩'은 10데니어(9000m 길이 실 무게가 10g)의 초경량 원단에 발수·방풍 기능을 갖춘 '에어웰' 기술을 적용했다. 

LF가 운영하는 헤지스는 올해 처음으로 프리미엄 경량패딩 라인 ‘노바’를 별도로 론칭했다. 노바는 정식 출시에 앞서 9월 초부터 프리오픈을 진행하며 선제적으로 시장 수요를 선점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구스다운 충전재를 적용해 경량성을 유지하면서도 보온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는 모델 고윤정과 덱스를 내세운 캠페인을 통해 겨울 러닝을 위한 'RX 에어 라이트 패딩 점퍼'를 출시했다. 겨울 외투가 두꺼워질수록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점에 착안해 보온성을 유지하면서도 러닝 등 활동성과 실루엣을 살린 경량 아우터로 틈새 수요를 공략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의 '스톤마스터 라이트 다운재킷'은 늦더위 속에서 무신사 신상품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이례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주요 홈쇼핑사의 역시즌 겨울 패션 방송에서도 코트와 다운패딩 주문액이 전년 대비 수직 상승하는 등 뚜렷한 실적을 냈다.

업계에선 기후 변동성이 높아진 데 따라 패션 기업들의 데이터 기반 상품 개발과 생산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얇은 경량 패딩과 한겨울용 헤비 아우터로 단순하게 나뉘었다면, 최근에는 날씨 변동성에 맞춰 그 사이를 채우는 중량별 라인업이 세분화되는 추세"라며 "비록 한낮 늦더위가 이어지더라도 8월 말부터는 계절 변화를 체감하고 선제적으로 겨울 의류를 장만하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검색량과 수요 데이터를 종합적이고 정확하게 예측해 생산 가동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하반기 아우터 시장 선점의 열쇠"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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