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한국과 멕시코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항공우주, 방산, 문화·교육 등으로 협력의 범위를 넓힌다.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17건의 양해각서와 협력 문건을 채택한 데 이어 7년간 이어진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도 마무리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멕시코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멕시코 국가 연주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교역·투자 확대와 공급망 협력, 첨단산업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하고 분야별 협력 과제의 이행에도 나서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교역과 투자를 뒷받침할 금융·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수출입은행은 1억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을 신설한다. 멕시코 기업이 한국산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거나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도 이뤄졌다. 양국은 7년간 협상을 진행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문안을 최종 타결했다. 향후 국내 절차와 국회 비준동의를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페이퍼컴퍼니의 무분별한 소송 제기를 막고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투자자금 이전을 보장하는 등 국제 투자규범의 변화를 반영한 내용이 담겼다.
공급망 분야에서는 원유와 핵심 자원을 둘러싼 양국 간 대화 채널을 새로 구축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셰인바움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멕시코산 원유 수입 물량이 회복된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상품 교역뿐 아니라 산업협력과 공급망을 포괄하는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이익연구도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양국 간 무역협정 체결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이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AI·디지털 전환, 항공우주, 방산 등으로 협력 무대가 확대된다. 양국은 ‘AI 협력 선언’을 채택하고 AI 정책과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특히 2028년 APEC 의장국을 맡는 멕시코와 2025년 경주 APEC에서 채택된 AI 이니셔티브의 이행 상황을 공동 점검할 계획이다.
오는 11월에는 한국의 AI·디지털 정부 민관사절단이 멕시코를 방문해 구체적인 사업 발굴에 나선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실무 협력을 강화한다. 양국은 우주 분야 실무그룹을 신설하고 평화적 목적의 우주 탐사와 활용을 위한 협력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항공우주 산업 협력 MOU를 바탕으로 현지 우수기업 발굴과 전문인력 양성 등으로 협력 범위도 확대한다.
방산 분야에서는 멕시코의 군 현대화 과정에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접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국방부는 국방협력 MOU를 체결하고 교육·훈련·연구개발 등의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 방산기업의 현지 생산과 제3국 공동 진출 가능성도 협력 과제로 제시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국민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문화·교육 분야 협력도 논의됐다. 양국은 장학금 및 학술교류 관련 문건을 채택하고 미래세대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정부 간 장학 프로그램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멕시코에서 높아지고 있는 K-Pop과 K-푸드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콘텐츠 공동 제작과 인재 양성에도 협력한다. 멕시코시티에 한국 문화를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K-컬처센터 설립 방안도 논의됐다.
이밖에 관광, 국제개발협력, 문화, 세관, 농업기술, 지식재산권 등에서도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세관 분야에서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불법·위해 물품의 통관 차단을 위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농업 분야에서는 한국의 기술을 활용해 멕시코 중소 농민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치안과 반부패 등 민생 분야의 공조도 확대한다. 양국 치안 당국은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마약 등 초국가범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으며, 반부패 정책과 제도에 대한 정보 공유와 실무 교류도 추진한다.
양국 정상은 이번에 합의한 협력 과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각급 협의체를 적극 가동하고 경제공동위를 연례적으로 개최해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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