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엔지니어링이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군산에서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관련 사업 수주를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산 SGC AI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 조감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일원에서 추진되는 '군산 SGC AI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28일 밝혔다. 약 11만5702㎡ 부지에 6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약 8700억 원이다. 오는 10월 착공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SGC그룹이 추진하는 총 300MW 규모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의 1단계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축·토목·설비·조경·통신 공사를 맡는다.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향후 예정된 240MW 규모 후속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데이터센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올해 3월부터다. 당시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 산업건축 분야를 미래 성장 기반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별도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 역량을 강화한 지 약 6개월 만에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진 셈이다.
후속 수주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인천과 경북 구미에서 추진되는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어 군산 사업을 포함한 올해 데이터센터 분야 수주 규모가 약 1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군산 사업은 차세대 AI 반도체를 수용할 수 있는 전력·냉각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다. AI 서버의 고성능화로 데이터센터 내 전력 사용량과 발열이 커지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설비 구축 역량이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군산 SGC AI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루빈(Vera Rubin)'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랙당 전력 밀도와 발열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냉각탑과 냉동기, 수배전반 등 냉각 및 전력 공급 관련 설비를 담당하며, kt cloud는 무정전전원장치(UPS)와 배터리, 자동제어 등을 맡는다.
AI 데이터센터의 고밀도 서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버티브(Vertiv)의 모듈러·스키드 솔루션도 적용된다. 전력과 냉각 설비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줄이고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 첨단 산업시설 시공 경험을 데이터센터 사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생산시설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조선소 등 대형 산업시설을 수행하면서 축적한 전력·기계설비 구축 경험이 데이터센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보다 전력과 기계설비의 비중이 높고 고성능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정밀한 시공 역량이 요구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정보모델링(BIM)을 활용한 공정 간섭 검토와 고하중 구조 기술, 모듈화 시공, 온·습도 제어 및 진동·소음 제어 기술 등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영역도 단순 시공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데이터센터 운영·유지보수와 투자 참여 등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과 데이터센터를 연계해 전력 조달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AI 확산으로 서버 수요가 커지는 동시에 전력 확보와 냉각 효율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쌓는 동시에 에너지 사업 역량까지 결합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우수한 인프라는 곧 안정적인 디지털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앞으로 AI 시대가 요구하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과 운영 환경을 갖춘 데이터센터를 최고의 기술로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