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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탄소규제 '이중 부담'…항공업계, 친환경 체질개선 속도

입력 2026-09-28 15:47:34 | 수정 2026-09-28 15:47:34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고유가로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탄소배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항공업계가 친환경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로 기단을 재편하는 한편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과 탄소배출권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연료비에 탄소 감축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친환경 전환이 환경 문제를 넘어 항공사의 비용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6월 발표한 전망에서 올해 전 세계 항공사의 연료비가 3500억 달러로 지난해 2520억 달러보다 약 4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평균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52달러로 지난해 90달러보다 약 70% 높아지면서 전체 영업비용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25.4%에서 31.4%로 확대될 전망이다.

IATA는 중동 지역 전쟁에 따른 운항 차질과 연료 가격 상승을 올해 항공업계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2027년부터 국내에서 SAF 혼합 의무가 시작되고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도 2단계에 진입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A321neo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 SAF 의무화에 배출권 확보까지…커지는 '탄소 비용'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마련한 'SAF 혼합의무화제도 로드맵'에 따라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 항공편에 SAF 1% 혼합 의무가 적용된다. SAF는 폐식용유와 동·식물성 유지 등 비화석 원료를 활용해 생산하는 항공유로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지만 가격이 높은 데다 공급량도 제한적이어서 항공사에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IATA는 올해 전 세계 SAF 공급량이 240만 톤으로 전체 항공유 소비량의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SAF 구매에 따라 항공업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올해 4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의무화에 앞서 SAF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부터 인천~고베와 김포~오사카 일부 항공편에서 전체 항공유의 1%를 국산 SAF로 채워 운항하고 있으며 운항 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3월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SAF 1% 혼합연료를 주 3회 급유하기 시작하며 일본과 유럽에 이어 동남아 노선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SAF와 함께 배출권 확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CORSIA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국제항공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현재 2024~2026년 1단계가 진행 중이며 2027년부터 2035년까지 2단계에 들어간다. 1단계까지는 국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지만 2단계부터는 원칙적으로 모든 회원국에 적용하되 국제항공 활동량과 사회·경제적 기준 등에 따라 일부 국가가 면제된다. 우리나라는 현재도 CORSIA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배출권 공급은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IATA가 지난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사들은 2024~2026년 CORSIA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028년 1월까지 2억~2억5000만 개의 적격 배출권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 8월 기준 42건의 CORSIA 호환 국가승인서(LoA)가 적용된 배출권은 약 7200만 개에 그쳤다. IATA는 향후 15개월 동안 약 1억5000만 개의 공급 격차를 메워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 연료 덜 쓰는 신기재로…항공사 기단 세대교체 가속

늘어나는 비용 부담에 항공사들은 연료 사용량 자체를 줄일 수 있는 고효율 신기재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유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료 효율 개선은 운항비를 줄이는 동시에 탄소배출 감축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지난 15일 보잉과 362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 구매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발표한 구매 계획을 최종 계약으로 확정한 것으로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 777-8F 화물기 8대를 도입한다. 향후 보잉 777·787·737과 에어버스 A350·A321neo 등 고효율 기종을 중심으로 기단을 재편할 계획이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A350은 이전 세대 항공기보다 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5% 줄일 수 있다. 대한항공도 787-10이 기존 777-200보다 연료 효율이 25% 이상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A350-900과 A321neo 등 고효율 기종을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900 15대와 A321neo 13대를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3년 차세대 737-8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확정 주문 40대와 옵션 10대를 확보하고 기존 737-800을 단계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7년 SAF 의무화와 CORSIA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연료 효율과 탄소배출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기재 도입과 SAF 사용, 배출권 확보 등 대응 수단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합하느냐가 항공사의 중장기 비용 경쟁력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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