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8일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청와대와의 '대법관 재제청' 갈등 등을 이유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파괴'라고 반발하며 의결 전 전원 퇴장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이 포함된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통상 대법원장은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인사말만 하 뒤 이석하는 게 관례지만, 민주당은 대법관 재제청 요구 거부 등을 물어야 한다며 해당 안건을 밀어붙였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법원행정처에서 제청하는 게 맞는다고 하니까 조 대법원장이 극대노(大怒)를 하면서 자기 뜻대로 재제청을 안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며 "대법원장을 불러서 '왜 당신이 이를 거부한 것인지'를 물어보는 것이 옳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2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포함된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안건 의결을 앞두고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6.9.28./사진=연합뉴스
반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너무나도 일방적인 증인·참고인 명단"이라며 "간사 간 협의가 안 됐고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하자는 건 절대 반대한다. 헌법적 근거와 사유도 없는 재제청을 요구한 자체가 문제라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맞섰다.
같은당 김태규 의원도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한 자체가 위헌"이라며 "대통령이 나와 왜 위헌적 행위를 하는지 소명하는 게 맞다. 그런데 대통령은 고사하고 김현지 (제1부속)실장 한 명 안 불러낸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대법원장을 창피 주고 압박해 사직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대법원장을 불러 신문하는 선례는 없었고, 명백한 사법권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법부를 불러내면 어떻게 재판을 독립적으로 소신껏 할 수 있느냐"며 "이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사법부 수장을 겁박하면 이런 나라가 어떻게 문명국이라고 할 수 있겠나. 가슴에 손을 얹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보도에 나온 것에 의하면 대법원장이 대법관들에게 격려금을 정기적으로 줬다는 것 아니냐.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관련해서도 질문해야 한다"며 "작년에도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다"고 반박했다.
서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항의가 계속되자 토론을 종결하고 "왜 혼자서 대법관 재제청을 거부했는지, 대통령이 보낸 재제청 공문은 온 것인지 대법원장에게 물어야 한다"며 의결 절차를 강행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전원 퇴장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9.28./사진=연합뉴스
한편,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을 두고 계속 갈등을 겪고 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손봉기 후보자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제청을 사실상 반려하면서 재제청을 요구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25일 만인 지난 22일 취재진에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꼭 필요한 게 있으면 공보관을 통해 전달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