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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돌려막기’로 버티는 취약차주…부실 우려 확대

입력 2026-09-29 15:21:58 | 수정 2026-09-29 15:21:58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론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다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가 늘고 있다. 카드론 전체 잔액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환대출과 리볼빙 등 상환 부담을 뒤로 미루는 금융상품 잔액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취약차주의 자금 사정 악화와 이에 따른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카드론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다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가 늘면서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사진=연합뉴스


29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69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조3817억원) 대비 22.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8월(1조5812억원)과 비교해도 7.2% 늘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경기가 위축됐던 2024년 말 1조6467억원보다도 2.9% 많다.

이는 차주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특히 카드론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중·저신용자가 많은 데다 대환대출은 당장의 연체를 막고 상환 부담을 미래로 떠넘기는 수단으로 소득이나 상환 여력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 만기만 연장할 경우 장기적으로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의 잠재적 부실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카드대금 일부만 결제한 뒤 나머지를 다음달로 넘기는 결제성 리볼빙 잔액도 증가했다. 지난달 말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6조9994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7201억원보다 4.2% 늘었다. 지난 3월 6조6725억원까지 줄었던 리볼빙 잔액은 4월 6조7065억원, 5월 6조7999억원, 6월 6조8321억원, 7월 6조8759억원에 이어 8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하며 7조원에 육박했다.

반면 9개 카드사의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6852억원으로 전월보다 1105억원 줄었다. 지난 5월 43조253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6월 42조9093억원, 7월 42조7957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 카드사들이 취급 규모를 조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부채의 질이 악화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카드업권에 관해 “중∙저신용 차주 비중이 높은 카드대출 증가 등으로 자산건전성 우려가 함께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늘어난 카드대출 가운데 신용평점 하위 20%인 저신용 차주가 빌린 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최근 시장금리 가파르게 오르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 확대와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의 70% 가량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발행이나 장기 차입금에 의존하는데 연초 3%대 초중반에 머물던 여전채 금리가 최근 4%대 중반까지 치솟으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확대됐고, 카드대출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돌려막기 구조가 확산한다는 것은 차주의 일시적인 자금 부족 문제가 아닌 상환능력 저하로 볼 수 있다”면서 “이 경우 향후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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