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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신명품'…국내 패션사, 해외패션으로 불황 뚫는다

입력 2026-09-30 11:45:31 | 수정 2026-09-30 11:45:31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이 해외 신진 컨템포러리 브랜드, 이른바 '신명품'의 국내 수입·유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물론 내수 소비 침체기 속 실적 방어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비이커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전경./사진=삼성물산 제공



30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최근 영국 클래식 캐주얼 브랜드 '트래디셔널 웨더웨어'의 국내 수입, 유통권을 확보했다. 해당 브랜드는 영국 정통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한 퀼팅 재킷과 레인웨어 등 간절기·동절기 아우터가 주력 라인업이다. 기후 위기에 따라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국내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회사는 판단했다. 특히 LF는 취향 소비를 중시하는 2030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영국 컨템포러리 브랜드 '마가렛 호웰'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브랜드 사업을 본격화 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자체 편집숍 '비이커'에서 해당 제품의 시장성을 먼저 검증하는 인큐베이팅 방식을 거쳐 유통권을 확보했다. 시장 테스트 후 단독 매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또 지난 3월에는 프랑스 SMCP와 계약을 맺고 산드로(Sandro), 마쥬(Maje), 끌로디(Claudie), 휘삭(Fursac) 등 국내 인지도가 높은 4개 브랜드의 국내 독점 판권도 확보한 바 있다.

한섬은 자체 수입 편집숍 '무이'와 '톰그레이하운드'를 통해 약 200여 개 해외 패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성수동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주요 백화점에서 브랜드별 시장성을 검증해 왔다.

해외 패션의 고성장에 힘입어 한섬의 실적도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섬이 2022년 이후 국내에 들여온 12개 해외 패션 브랜드의 올해 1~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한섬의 3분기 매출액은 3323~3431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8~314% 급증한 74억~104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한섬은 내년 상반기까지 해외 브랜드 3개를 추가 도입하고, 해외 브랜드 매장 수를 내년 말 90개까지 공격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수입 브랜드로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수입 패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어그, 릭오웬스, 에르노 등 기존 주력 브랜드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간 가운데, 앙팡 리쉬 데프리메, 뷰오리 등 신규 도입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뛰며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탰다.

랙앤본 팝업스토어 매장./사진=삼성물산 패션 제공



패션 대기업들이 해외 수입 브랜드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취향의 초개인화와 고물가로 얼어붙은 패션 소비 심리가 자리한다. 

정통 하이엔드 명품의 잦은 가격 인상과 로고 플레이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와 차별화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눈을 돌리면서, 객단가가 높은 해외 브랜드가 내수 침체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신규 브랜드를 자체 기획·개발하는 데 드는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행보가 단순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균형'을 구축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 유통을 확대하는 것은 당장의 실적 측면보다 전사적 차원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목적"이라며 "이를 완성도 있게 구축하기 위해 각 사마다 브랜드 철학과 결이 맞는 우수한 브랜드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를 균형 있게 육성해 나가야만 경기 침체기나 패션 소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국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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