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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진단①]오르고 오르는 수도권 아파트값...'공급 절벽'에 내려갈 이유조차 없다

입력 2026-10-01 10:52:59 | 수정 2026-10-01 11:09:12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에서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설상가상 전월세값마저 치솟으며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집을 사기도 빌리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런 상황은 정부에 대한 신뢰 훼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집권 초반 60%를 웃돌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현재 30%대로 추락하며 반 토막이 났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정책은 민심이다. 신뢰 회복의 바로미터다.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시장이 흘러갈지 ①매매와 ②전월세 시장으로 나눠 진단하고 전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서울 아파트값이 1년 7개월 넘게 쉬지 않고 오르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3구는 세제 개편 우려에 약세로 돌아섰지만, 그 빈자리를 노원·도봉·강북(노도강)과 금천·관악·구로(금관구) 등 외곽 중저가 지역과 경기도가 메우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지금 사지 않으면 앞으로 영영 못 산다"는 조급함이 무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어, 오름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출 기미가 없다. 조급해진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서울, 중저가·외곽이 끌어올린다…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는 급등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4일 발표한 9월 셋째 주(2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0.16%)보다 줄며 4주 연속 둔화했지만,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이어진 오름세는 85주째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6월 둘째 주~2022년 1월 셋째 주의 역대 최장 연속 상승 기록과 같다.

오름세의 강도는 문 정부 시절을 크게 웃돈다. 이번 상승기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17.47%로, 문재인 정부 85주 상승기(7.71%)의 2배를 넘는다. 같은 기간 경기 성남 분당구는 35.75%, 서울 성동구는 28.11% 뛰었다.

최근 상승세는 서울 안에서도 외곽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9월 셋째 주 기준 서대문구(0.44%), 동대문·성북구(0.39%), 노원구(0.37%), 중랑구(0.36%), 도봉구(0.35%) 등 중하위권 지역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반면 세제 개편 우려가 커진 강남구(-0.42%), 서초구(-0.37%), 송파구(-0.14%) 등 강남3구는 일제히 하락했다. 올해 누적으로도 구로(11.53%)·노원(11.14%)·관악구(11.13%) 등 외곽 지역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강남3구가 속한 동남권은 3.31%로 서울 평균(8.09%)에 크게 못 미쳤다.

상승세는 경기도로도 옮겨 붙었다. 9월 셋째 주 경기 아파트값은 0.23% 올라 전주(0.18%)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수원 영통구가 1.09% 뛰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수원 권선구(0.66%), 용인 기흥구(0.48%), 화성 동탄구(0.45%)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인천은 0.01% 오르는 데 그쳤지만 수도권 전체로는 0.17% 상승했다.

◆"공급 앞에 장사 없다"…입주 절벽에 정비사업도 멈춰 서

서울 중저가 지역과 경기 집값이 오르는 배경에는 가격 부담이 커진 서울 핵심지에서 밀려난 실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외곽 지역 역시 새 아파트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단지·역세권을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서 시작된 수요 이동이 경기 남부로까지 이어지면서 수도권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장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공급 절벽'이 지목된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집값이 버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숫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만7158가구로 지난해(3만7103가구)보다 26.9% 줄어든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연평균 입주 예상 물량은 1만322가구로, 적정 수요로 추산되는 4만7000가구의 22% 수준에 그친다. 필요한 물량의 5분의 1 남짓만 공급되는 셈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공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은 공급이 줄어들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며 "지금은 이른바 공급 절벽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 계획을 내놓고 매년 대규모 착공을 목표로 했지만 실적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며 "정부가 끊임없이 공급을 늘리겠다고 강조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에서는 새 아파트를 공급할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도시정비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조합원이 떠안아야 할 추가분담금이 수억 원대로 불어난 탓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요즘 재건축 얘기를 하면 추가분담금 5억~7억 원이 기본으로 거론되는데, 외곽 지역 주민 상당수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사업성이 낮아 건설사들도 들어가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실제로 사업이 무산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새 집이 귀해지면서 분양 시장 문턱도 높아졌다. 윤 랩장은 "분양가는 계속 비싸지고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크며, 서울 청약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며 "신축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길이 좁아지다 보니 기존 주택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 등 규제로 기존 주택 매물마저 시장에 잘 나오지 않으면서 수급 불균형은 더 심해지고 있다.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은 수요자들의 조급함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과거처럼 무리해서 투자하는 장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사는 '생존 매수'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랩장 역시 "무주택 실수요자 상당수는 과거 정부가 집값을 잡을 것이라 기대하며 기다리다 낭패를 본 쓰라린 경험이 있는데, 최근 1년만 돌아보면 그때보다 더 불안하다 보니 기다리기보다 서두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는 현재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도 집값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4분기 달라질 것 없다"…관건은 방향 아닌 '속도'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진단은 대체로 일치했다. 상승 속도는 둔화할 수 있지만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시장이 달라질 게 없다"며 "급등하느냐 찔끔찔끔 오르느냐의 차이일 뿐 서울과 인접 지역의 방향성은 상승"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 심리가 한쪽으로 굳어지면 급한 매물 몇 건이 나올 뿐, 급매가 소진된 뒤에는 누구도 싸게 팔지 않는다"며 "당분간 집값이 떨어지려면 경제위기 같은 충격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KB부동산의 9월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6.4로 3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선(100)을 웃돌며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오히려 불길이 수도권 전역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인만 소장은 "서울 상승률이 줄었다고 이를 시장 안정으로 볼 수는 없다.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가 경기도로 옮겨가는 풍선효과일 뿐 서민 주거 안정 측면에서는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금리에 쏠린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금리가 흐름을 되돌릴 변수가 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집값을 끌어올리는 건 투자수요가 아닌 실수요이기 때문이다. 윤지해 랩장은 "금리는 결국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통해 대출 한도를 제약하는 요소"라며 "금리가 오르면 실수요자는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줄어든 한도에 맞는 더 싼 집을 찾아 나선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이 매수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외곽·중저가로의 '하향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 랩장도 "실수요자들은 이미 DSR 규제로 대출 한도가 제한된 상태에서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부담이 커지겠지만, 금리 부담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자금력에 맞는 외곽 지역이 선택지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요가 서울을 넘어 경기도와 인천으로 이동, 가격 상승세가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현재로서는 과거와 같은 급등세는 아니더라도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세가 꺾일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더군다나 입주 물량 감소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가을 이사철을 맞은 전월세 시장마저 불안을 키우고 있어 임차 시장에서 밀려난 실수요자들의 매수 행렬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편에서는 매물이 사라져서 혼란스러운 전월세 시장을 들여다본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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