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이 판매하는 정기예금의 만기 1년 기준 최고금리가 연 4%를 돌파했다. 약 2년 3개월만이다. 글로벌 장기채 금리상승 및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반영된 데다, 수신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은행들이 개인을 대상으로 금리를 인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30일 금융권 및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연합회 소속 은행들이 판매하는 만기 1년의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이날 최고 연 4%를 돌파했다.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으로 최고 연 4.04%에 달한다. 이 상품의 전월취급평균금리는 연 3.57%로 한 달 새 약 0.47%포인트(p) 급등했다.
은행권이 판매하는 정기예금의 만기 1년 기준 최고금리가 연 4%를 돌파했다. 약 2년 3개월만이다. 글로벌 장기채 금리상승 및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반영된 데다, 수신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은행들이 개인을 대상으로 금리를 인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은행권에서 만기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를 돌파한 건 지난 202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시장금리 상승 분위기 속 은행들이 만기 도래를 앞둔 고금리 예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했다.
광주은행과 경쟁하는 타 지방은행들도 연 3.9%대의 금리를 내세워 유동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JB전북은행은 △JB123정기예금 △JB 다이렉트예금통장 등을 연 3.9%대에 판매 중인데, JB123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3.93%에 달한다. 이 상품의 전월 평균 금리는 연 3.76%로 약 0.17%p 상승했다.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도 연 3.92%로 전월 평균 연 2.76% 대비 약 1.16%p 급등했다. 그 외 BNK경남은행의 'The든든예금(시즌2)'가 연 3.85%로 전월 평균 연 3.45% 대비 약 0.40%p 상승했고, 제주은행의 'J정기예금(만기지급식)'이 연 3.80%로 전월 평균 연 3.57% 대비 약 0.23%p 상승했다.
Sh수협은행도 수신상품 3종의 상품 금리를 인상해 고금리를 자랑한다. 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 △Sh해양플라스틱Zero!예금 △헤이(Hey)정기예금 등 3종은 일제히 연 3.80%를 넘어섰는데, Sh첫만남우대예금 금리는 최고 연 3.91%에 달한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예금금리도 연 3.60%를 돌파했다. 케이뱅크의 '내맘대로 이자받는 정기예금'이 최고 연 3.71%로 가장 높고,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이 최고 연 3.70%로 뒤를 이었다. 또 토스뱅크의 '토스뱅크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최고 연 3.60%를 기록 중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금리도 최고 연 3.55%로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최고 연 3.55%로 가장 높은데, 전월 평균 금리는 연 3.12%에 불과했다. 또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각각 연 3.50%를 기록했는데, 두 상품의 전월 평균 금리는 각각 연 3.20%였다. 뒤이어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이 각각 연 3.40%로 집계됐는데, 전월 평균 금리는 연 3.2%대에 그쳤다.
이 같은 은행들의 금리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장기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2연속 인상한 까닭이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 인상했는데, 점도표를 통해 향후 6개월 뒤 금리 전망 중간값을 3.25%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 여파로 은행채 금리도 상승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무보증, AAA)의 지난 29일 평균금리는 4.184%로 전날 4.174% 대비 약 0.010%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월 3일 4.245% 이후 최고치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자금 인출로 수신자금이 부족해지면서 은행들이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기업들이 세금 납부 등을 이유로 자금을 대거 인출했는데, 이를 메우기 위해 은행들이 금리를 내세워 개인자금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편 은행들의 거듭된 금리인상에 힘입어 정기예금 잔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22일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12조 208억원으로 지난달 말 1005조 2319억원 대비 약 6조 7889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5월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5월 7조 5327억원 △6월 4조 6837억원 △7월 35조 5401억원 △8월 20조 2920억원 각각 증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연준을 비롯 세계적으로 긴축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한은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증시가 부진한 만큼 확실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예금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