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호텔신라가 에셋 라이트(Asset-Light) 전략을 앞세워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부진 사장의 수익성 중심 운영 효율화 전략과 맞물려, 대규모 초기 투자가 수반되는 부동산 직접 소유 대신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위탁 경영 방식으로 글로벌 숙박 시장 선점에 나선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다음 달 23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총 319실 규모의 5성급 브랜드 '신라모노그램 하노이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한다. '신라모노그램'은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인 '더 신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문화와 감성을 재해석한 호텔이다.
이번 하노이점 개장으로 호텔신라의 해외 위탁운영 거점은 총 4곳으로 늘어난다. 앞서 호텔신라는 지난 2020년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올해 2월 중국 '신라모노그램 시안'과 4월 장쑤성 '신라스테이 옌청'을 잇달아 개장하며 중화권으로 위탁경영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특히 옌청점은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가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다.
호텔신라가 해외 진출의 핵심 무기로 삼은 위탁경영은 건물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오너사(시행·건설사 등 건물주)로부터 호텔 운영을 위탁받아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챙기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건설 비용 인상으로 부동산 개발 리스크가 극대화된 상황에서, 대규모 초기 투자금 없이 브랜드 로열티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에셋 라이트 전략이다.
이는 이 사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수익성 중심 내실 경영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익성과 경쟁력을 강화해 실질적 성장과 재도약의 해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호텔 사업의 확장과 면세 사업 생존을 위한 효율화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전사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 부문과 호텔·레저 부문의 '투트랙' 체질 개선을 강도 높게 추진 중이다. 면세 사업은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DF1 구역에서 철수하며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을 대폭 덜어냈다. 반면 호텔 부문은 자본 부담이 적은 위탁운영을 통해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수익성 방어와 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지난 2분기 호텔신라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6% 급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역시 816억 원을 기록해 실적 개선세를 잇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호텔신라의 에셋 라이트 기반 해외 사업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 사업부가 구조적 성장 사이클에 진입했고 부진했던 면세점도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견조한 방한 외국인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호텔신라는 향후 더 신라를 비롯해 신라모노그램, 신라스테이로 이어지는 3대 브랜드 체제를 가동해 위탁운영 영토를 더욱 공격적으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호텔 브랜드의 운영 노하우가 안정적인 성과로 입증되면서 신규 호텔 개발을 추진하는 오너사들의 위탁운영 요청도 꾸준히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자산 보유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운영에 브랜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호텔 위탁운영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