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한국 수출이 월간 수출액과 무역수지 흑자, 반도체 단일 품목 실적에서 모두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써냈다. 인공지능(AI) 특수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12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서면서 연초 목표로 제시했던 '연간 수출 1조 달러' 시대 개막에 다가섰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1209억4000만 달러(+83.5%)를 기록했다. 지난 6월(1020억 달러)에 이어 3개월 만에 월 수출 1000억 달러를 재달성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 수출 선두는 단연 반도체였다.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 달러(+262.8%)를 기록하며 단일 품목 사상 최초로 600억 달러 고지를 밟았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중심의 메모리 수요 폭발과 DRAM·NAND 고정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기업용 SSD 수요 급증으로 컴퓨터 수출도 70억 달러(+435.3%)로 급등하며 8개월 연속 세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석유제품(72억2000만 달러, +72.0%)과 석유화학(39억5000만 달러, +5.1%)은 중동 사태 격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출 단가가 오르며 호실적을 거뒀다. 화장품(15억1000만 달러, +31.4%)과 전기기기(18억3000만 달러, +23.4%)도 K-뷰티 인기와 미국 AI 데이터센터향 전력망 수요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자동차는 60억5000만 달러(-5.5%)로 추석 연휴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중동 지역 중고차 수출 부진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하이브리드차(18억4000만 달러, +8.8%)와 전기차(10억6000만 달러, +1.1%) 등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일평균 수출은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 6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대중국 수출은 석유화학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컴퓨터 등 첨단 IT 품목 수출이 크게 늘며 260억1000만 달러(+122.7%)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상회했다. 대미국 수출도 243억3000만 달러(+137.0%)로 반도체(+675.0%)와 자동차(+17.0%)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212억9000만 달러(+92.6%)로 베트남향 반도체와 석유제품, 선박 수출이 고르게 늘며 사상 처음으로 월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대EU 수출도 86억5000만 달러(+20.9%)로 10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대중동 수출은 16억 달러(-14.1%)로 자동차와 일반기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9월 수입은 710억9000만 달러(+26.0%)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인 498억5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하면서 2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56억3000만 달러(+104.9%)로, 사상 처음으로 5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로써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은 8145억 달러(+56.8%)를 기록, 역대 같은 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7093억 달러)을 9개월 만에 조기 초과 달성했다.
김정관 장관은 "9월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200억 달러를 돌파했고, 누적 수출도 8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실적을 조기에 넘어섰다"면서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심을 내비쳤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동 지역 긴장은 여전히 큰 변수"라며 "주요국 통상 당국과의 고위급 채널을 가동하고 선제 대응해 4분기에도 수출 상승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