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원전의 역할과 향후 전력수급 방향에 대한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한 공론화 절차에 착수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가 2일 출범했다. 사진은 새울3·4호기 전경./자료사진=한수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열고 공론화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3대 메가프로젝트와 전기차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원전의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2040년까지의 전력수급 청사진을 담을 제12차 전기본 확정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연말로 미뤄졌다.
이번 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국무회의에 보고된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원전의 역할을 둘러싼 국민 의견을 약 3개월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전의 안전성과 사용후핵연료 문제 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단순히 원전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공론화위원회는 원전과 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기후부는 밝혔다.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에너지 분야별 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인사 가운데 9명이 위촉됐다. 위원장은 갈등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은재호 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가 맡는다.
위원회에는 조경훈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조은영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허창회 이화여대 석좌교수, 이윤석 서울시립대 교수, 조성배 한양대 겸임교수, 고재근 컨플릭트 랩 대표,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임재규 숭실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공론화위의 역할은 신규 원전 건설 여부나 건설 물량 자체를 결정하는 데 있지 않다. 앞서 김 장관도 원전을 지을지 여부나 몇 기를 건설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공론화위의 직접적인 영역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대신 국민이 원전을 바라보는 다양한 인식과 이해를 에너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숙의 절차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를 위해 별도의 원전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원전과 전력수급 등에 필요한 전문정보를 제공하고 시민들이 충분한 학습을 거쳐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공론화 과정에서는 대표성을 갖춘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학습·숙의 자료를 마련한다. 이후 숙의토론과 공개 토론회, 온라인 의견수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의견을 모아 공론화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당초 다음 달로 예정됐던 제12차 전기본 정부안 확정이 연말로 늦춰진 것도 이 같은 공론화 절차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공론화에 최소 3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절차를 거친 뒤 제12차 전기본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미 부지가 확정된 신규 원전이나 계속운전을 신청한 원전 등 법적·행정 절차가 진행 중인 개별 사업까지 이번 공론화가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공론화는 보다 큰 틀에서 국민이 원전의 역할과 에너지정책에 대해 숙의하고 그 결과를 향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절차로 진행된다.
김성환 장관은 위촉식에서 공론화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탄소중립과 경제성, 안전성 등 에너지 수급에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에 대해 국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숙의할 수 있도록 공정한 절차를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원 구성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향후 제12차 전기본에는 원전의 역할을 둘러싼 국민 숙의 결과와 전력수급·계통에 대한 전문적 검토가 함께 반영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