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증시가 횡보장을 이어가며 지지부진한 가운데, 은행권의 지수연동예금(ELD)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대형 시중은행이 판매한 ELD 규모는 3조 4000억원을 넘겼는데, 올해 1분기 대비 약 8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증시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판매액은 약 85% 급감해 대비됐다. 자산시장 침체로 안정지향형 투자가 대세로 부상한 가운데, ELD가 정기예금처럼 안정을 추구하면서 높은 수익을 거둬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7월~9월29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의 ELD 판매액은 3조 45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 1분기 1조 8416억원 대비 약 87.6% 폭증한 수치다. 월별로 보면 7월부터 판매액 1조원을 돌파하며 흥행했는데, △7월 1조 1009억원 △8월 1조 3002억원 △9월 1조 544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가 횡보장을 이어가며 지지부진한 가운데, 은행권의 지수연동예금(ELD)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대형 시중은행이 판매한 ELD 규모는 3조 4000억원을 넘겼는데, 올해 1분기 대비 약 8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증시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판매액은 약 85% 급감해 대비됐다. 자산시장 침체로 안정지향형 투자가 대세로 부상한 가운데, ELD가 정기예금처럼 안정을 추구하면서 높은 수익을 거둬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LD는 '코스피200'이나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 주가)' 등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예금 상품이다. 예금자보호 한도 내에서 원금이 보장되고, 지수가 만기까지 기준치 이내일 경우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정기예금과 같은 안정성을 띠면서, 높은 수익성을 동시에 거두는 게 특징인 셈이다.
이에 힘입어 ELD 판매액은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4대 은행의 연간 ELD 판매액은 △2023년 2조 2303억원 △2024년 7조 3733억원 △2025년 12조 3338억원 등 매년 급증했다.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은행 정기예금 금리하락 등이 혼재된 데다, 주가지수 등락폭이 크지 않았던 까닭이다. 실제 은행들이 지난해 상품을 판매할 당시에는 주가가 3000선에서만 오르내리면서 판매에 열을 올렸다. 특히 3000대를 횡보하던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0월 말 4000선 돌파에 이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ELD 판매액이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코스피가 올해 1월 28일 5000선, 2월 25일에는 6000선를 각각 돌파하며, 초기 가입자들이 1%대 수익률을 거두는 '낙아웃(knock-out)' 사례가 속출했다. 낙아웃 여파로 1~2월 ELD 판매액은 누적 9000억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 4월 은행권 부행장 간담회를 통해 고수익 ETF·ELD 판매에 대한 소비자보호 노력을 강조했다. 이후 은행들도 최고금리 경쟁을 자제하고 낙아웃 조건을 사실상 철폐했다. 이 같은 조치에 힘입어 올해 2분기 4대 은행의 ELD 판매액은 2조 5016억원으로 1분기 대비 약 38.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ETF 판매액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4대 은행의 3분기(같은 기간) ETF 판매액은 2조 9562억원을 기록해 지난 1분기 19조 7614억원 대비 약 85.0% 급감했다. 올해 ETF 판매액은 △1분기 19조 7614억원 △2분기 32조 834억원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금감원이 5대 은행의 ETF 판매현황을 집계한 결과, 고위험상품(1등급)의 판매 비중은 올해 1~2월 48.1%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 급락에 따라 3분기부터 고꾸라졌다. 코스피지수는 5월 6일 7384.56을 기록하며 7천선을 돌파했고, 26일에는 8047.51로 8천선마저 돌파했다. 한 달 뒤인 6월 18일에는 9063.84를 기록하며 9천선마저 돌파했다. 이후 22일 9114.55를 기점으로 코스피는 급락해 7월 30일 5593.56까지 급락했다. 8~9월에는 코스피지수가 6천선에서 횡보장을 이어갔다. 이에 ETF 판매액도 덩달아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1시 33분 현재 6974.23으로 7천선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투자상품 중 ELD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4대 은행 중 ELD를 판매 중인 곳은 공시 기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세이프지수연동예금 코스피200 보장강화 안정형 26-19호(6개월/1년)'과 '상승형(1년)' 등 3종과 '세이프지수연동예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보장강화 안정형 26-19호(1년)' 등 2종을 각각 판매하고 있다.
만기 1년 기준 코스피200 상승형이 최고 연 5.4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이 상품은 기준지수(10월7일 코스피200 종가)가 만기지수(내년 10월5일 코스피200 종가) 결정일까지 장중 25% 미만 상승을 유지할 경우 최고 연 5.4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반면 장중 한번이라도 25%를 초과 상승할 경우 최저수익인 연 3.30%를 보장한다. 해당 상품은 오는 6일 판매를 종료한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고수익추구형 26-18호(1년)'과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적극형 26-18호(6개월/1년)' 등 총 3종을 판매하고 있다. 세 상품 모두 1000억원 한도로 판매하며, 오는 13일까지 판매한다. 만기 1년을 기준으로 고수익추구형은 연 2.80~11.60%, 적극형은 연 3.50~6.00%의 수익률을 각각 제공한다.
고수익추구형을 놓고 보면 기준지수(10월14일 코스피200 종가)가 만기지수(내년 10월8일 코스피200종가) 결정일까지 장중 40% 미만으로 상승했을 경우 최고 연 11.60%의 수익률을 거머쥘 수 있다. 반대로 만기일까지 한번이라도 40%를 초과 상승했거나, 만기지수가 기준지수와 같거나 하락했을 시 수익률은 연 2.80%에 불과하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1~18일 최고 연 7.90%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원금보장형 ELD 26-9호'를 판매한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ELD는 만기 원금 보장 및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당국 지적 이후 최고 수익률은 낮아졌지만 불안정한 시기에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매력적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