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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덜어낸 SK에코플랜트, 가벼워진 몸으로 반도체·AI 박차

입력 2026-10-03 09:55:13 | 수정 2026-10-03 09:55:13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미디어펜=서동영 기자]SK에코플랜트가 자신들의 사업 부문에서 '환경'을 덜어냈다. 몸무게가 가벼워진 만큼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첨단 신사업을 향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 본사 입구./사진=SK에코플랜트


2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말레이시아 폐기물 처리업체 센바이로(Cenviro) 지분 30%를 매각한다.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SK에코플랜트에서 환경 부문은 찾기 어렵게 된다. 그동안 SK에코플랜트는 EMC홀딩스, 삼강엠앤티, 테스를 잇달아 사들이며 환경·에너지 기업을 표방해 왔다. 

이제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라는 새 먹거리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폐기물·수처리 자회사들을 KKR에 넘겼다. 올해는 해상풍력 자회사 SK오션플랜트 지분 35.62%를 디오션 컨소시엄에 4100억 원에 팔기로 했다. 센바이로까지 정리되면 당시 인수한 자회사와 지분 가운데 SK테스만 남게 된다. 

SK테스를 남긴 이유도 환경이 아니라 반도체다. 회수한 메모리와 부품을 반도체 모듈 업체 에센코어의 생산·유통망에 연결할 수 있어서다. 공시상으로도 SK테스의 전자폐기물 재활용은 반도체 모듈과 함께 메모리 모듈 제조 및 재활용 사업(Asset Lifecycle) 부문에 묶여 있다.

환경사업을 덜어낸 자리에는 그룹의 반도체 계열사가 들어왔다. 2024년 SK그룹에서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업체 SK에어플러스 2곳을 넘겨받았고, 지난해에는 SK트리켐·SK레조낙 등 소재기업 4곳을 편입했다.

이로 인한 변화는 매출 구성에서 먼저 확인된다. SK에코플랜트가 공시하는 사업 부문은 Hi-Tech, Gas & Material, Asset Lifecycle, Solution 네 개이고, '환경' 간판을 단 부문은 없다.

2023년 SK에코플랜트는 매출 8조913억 원 가운데 59.1%를 주택/건축, 인프라 건설 등이 포함된 Solution 부문에서 올렸다. 2024년에도 59.0%를 유지했으나 지난해부터 뒤집혔다. 반도체 관련 3개 부문 비중이 66.8%로 올라서고 Solution은 33.2%로 내려갔다.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는 81.8% 대 18.2%까지 벌어졌다. 2024년 계열사 2곳, 지난해 4곳이 넘어오면서 사업 모델이 바뀌었다. 

외형과 이익도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조5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5164억 원)보다 82.2% 늘었고, 반기 만에 2024년 연간 매출(8조7346억 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465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159억 원)의 4.6배다. 매출 증가분의 대부분은 Asset Lifecycle(1조3282억 원→4조5056억 원)과 Hi-Tech(2조1510억 원→3조3069억 원)에서 나왔다.

앞으로도 반도체·AI 관련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SK에코플랜트가 참여할 수 있는 사업 기반도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K그룹은 지난 6월 29일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용인·청주·서남권을 잇는 메모리 생산벨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33년까지 네 번째 팹 건설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인디애나 반도체 팹, 데이터센터 사업도 이어진다. 반도체·AI 쪽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AI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신입 사원 68명을 대상으로 12일간 입문 교육을 했다. 과정은 반도체 직무와 AI 활용 업무, 기업문화를 중심으로 짰다. 지난 6월 채용된 이들은 전원 반도체·AI 인프라를 맡는 하이테크 사업 부문에 배치된다. 교육 마지막 날에는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건설 현장을 찾았다. 

조직도 손봤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담하는 사업단을 신설하고, 흩어져 있던 관련 사업·기술·설계·조달·시공(EPC) 조직을 그 아래로 모았다.

기술 발굴 창구도 반도체·AI에 맞췄다. 올해 7회째인 개방형 기술 공모전 '콘테크 미트업 데이'는 수요기술 22개를 내걸었고, AI 데이터센터와 설계·구매·시공 AI, 로봇·자동화가 주요 모집 분야다.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과거 환경사업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던 것과 반대로 최근에는 환경을 덜어내고 반도체와 AI 인프라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단순한 사업 매각을 넘어 회사의 성장축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이번 포트폴리오 재편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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